지난해 아기 성별 공개하며 불꽃놀이…소방관 숨지고 13명 다쳐

(서울=연합뉴스) 김진방 기자 = 미국에서 한 부부가 파티 도중 산불을 내면서 이를 진화하던 소방관 한명이 순직한 것과 관련해 이 부부에게 과실치사 혐의가 적용됐다.

AP 통신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 샌버너디노 카운티 검찰은 20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이 부부를 당시 화재와 관련해 비자발적 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이 화재는 지난해 9월 5일 발생해 두 달 넘게 이어져 캘리포니아 남부 샌버너디노와 리버사이드 카운티 지역 약 92㎢를 불태웠다.

불은 당시 산기슭 목장에서 부부가 자신의 아이들과 함께 곧 태어날 아기의 성별을 공개하는 파티를 열다가 발생했다.

부부는 폭염이 기승을 부리던 파티 당일 연기를 발생시키는 불꽃놀이 장치를 터뜨렸고, 마른 잔디에 불씨가 옮겨붙으면서 큰 화재로 번졌다.

이들은 화재 발생 당시 불길을 잡으려 생수를 뿌리고, 소방 당국에 신고했지만 산불을 막을 수 없었다.

불길은 강한 바람을 타고 로스앤젤레스(LA)에서 동쪽으로 약 120㎞ 떨어진 국유림 지대까지 번졌다.

기후 변화로 극도로 건조한 날씨가 이어졌고, 폭염까지 더해 산불은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화재 발생 후 10여 일이 지난 9월 17일 소방관들은 계속해서 번지는 불길을 잡기 위해 진화 작업을 이어갔고, 이 과정에서 소방관 찰스 모튼(39)이 순직했다.

모튼은 미 산림청 소속으로 18년간 소방관으로 일해왔다.

또 당시 화재로 다친 사람은 13명에 이르며, 국유림 인근 주민 수백 명이 대피했다.

재산 피해로는 집 5채가 불타고, 15채의 건물이 파괴됐다.

부부는 과실치사 등 혐의를 부인하고 있으며, 9월 15일 법정 출석을 전제로 보석으로 풀려난 상태다.

china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