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한국선]

전선 남아 부상병 돌보다 포로 생활
수용소서 생 마감… 조카 대리 수상

한국전쟁 당시 미국 군종 신부로 참전해 박애를 실천한 ‘한국전의 예수’ 에밀 카폰(사진) 신부가 대한민국 최고 등급의 무공훈장을 받는다.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유엔군 참전의 날인 27일 에밀 카폰 신부의 조카인 레이먼드 카폰이 청와대에서 열리는 포상 수여식에서 태극무공훈장을 대리 수상한다고 26일 전했다.

캔자스주 필슨의 가난한 농가에서 태어나 1940년 사제품을 받은 카폰 신부는 1950년 7월 군종 신부로 한국전에 파견됐다.

소속 부대인 미 제1기병사단 제8기병연대 제3대대는 인천상륙작전 이후 원산까지 진격했지만, 같은 해 11월 참전한 중공군의 포위 공격을 받았다. 부대에는 철수 명령이 떨어졌지만, 카폰 신부는 중공군 포위를 뚫고 탈출할 기회를 스스로 포기하고 전선에 남았다. 전장에서 마지막까지 부상병을 돌보다 포로가 됐고, 1951년 포로수용소에서 생을 마감했다.

카폰 신부는 전쟁터에서 인류애를 실천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3년 미국 정부로부터 최고 무공훈장인 ‘명예훈장’을 받았다. 교황청 시성성(순교·증거자의 시복·시성 담당)은 1993년 카폰 신부를 ‘하느님의 종’으로 선포했고, 카폰 신부 출신 교구가 시복을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