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C 조사 결과 확인…델타 변이 확산·백신 효과 약화 등 우려 너도나도 편법 접종

[뉴스포커스]

플로리다주 가장 많아, 캘리포니아주 3위
당국 허술한 접종자 관리 시스템이 부추겨 
파우치 "이달 내 공식 부스터샷 시작 기대"

 
#아르헨티나에 사는 이모(52)씨는 최근 UC계에 유학생으로 입학한 아들을 보러 미국에 온 길에 백신을 접종했다. 이미 아르헨티나에서 얀센 백신 주사를 맞은 그는 미국을 방문한 틈을 타 부스터샷을 접종한 것이다. 김씨는 "주위에서 첫번째 백신을 맞은 뒤 6개월이 지났으면 화이자나 모더나 백신을 한차례 더 맞으면 감염을 걱정할 필요가 없게된다고 해서 맞았다"며 "월그린에서 이런 저런 질문 없이 쉽게 접종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코로나19 백신 '부스터샷'을 몰래 맞은 미국인이 최소 1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11일 abc7에 따르면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연구 조사 결과 모더나 또는 화이자 백신 2차 접종을 마친 미국인 100만명 이상이 부스터 샷을 맞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스터샷을 가장 많이 맞은 사람들이 밀집한 주는 플로리다이며, 오하이오에 이어 캘리포니아주가 세번째로 많았다. 일리노이, 테네시주가 그 뒤를 이었다.

 최근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이 성명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시간이 지날수록 백신 효과가 약해진다. 접종 완료자도 부스터샷이 필요하다"고 발표하면서 이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더욱 쏠린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의료 당국의 허술한 접종자 관리가 이들을 부추긴 것으로 분석했다. 현재 미국에는 접종 기록에 대한 중앙 관리 시스템이 없기 때문에 일선 약국이나 병원은 과거 접종 기록을 알 방법이 없다. 그렇다 보니 전에 맞은 접종 기록을 숨기고 부스터샷을 맞는 게 어렵지 않다. 대부분 접종 장소에서는 첫 번째 접종이라고 거짓말을 하거나 가짜 이름을 이용해 주사를 맞더라도 의료진들이 일일이 접종 여부를 묻지도 않고 확인도 하지 않는다. 일각에선 남아도는 백신을 폐기하기 보단 차라리 원하는 사람들에게 먼저 접종하도록 하는 것이 낫지 않느냐는 주장을 내놓기도 한다.

 한인들도 부스터샷에 대해 큰 관심을 나타내고 있으나 실제로 얼마나 많은 사람이 맞았는지는 확인할 길이 없다. 

 미 독립 정치 뉴스 사이트 더 힐은 11일 현재 미국 인구의 약 59%가 코로나19 백신 2차 접종을 완료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백신 3억 5200만 도스에 해당된다.

 앤서니 파우치 소장은 "보건 당국이 아직 부스터 샷 접종을 권장하진 않았으나 몇 주 안에 면역 저하 환자를 대상으로 세 번째 접종이 필요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달 안에 부스터 샷 접종이 시작되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암 환자 등 부스터샷 허용"
美 FDA 곧 접종 승인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조만간 면역 체계가 손상된 사람들이 부스터샷을 접종할 수 있도록 승인할 예정이라고 NBC 방송이 11일 보도했다.

NBC는 2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FDA가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에 대한 긴급사용 승인(EUA) 내용을 바꿔 면역 체계가 손상된 사람은 세 번째 백신을 맞도록 허용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번 조치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자문단인 예방접종자문위원회(ACIP)가 지난달 모임을 하고 면역력이 약화한 사람들에게 백신 부스터샷 승인을 권고한 뒤 이뤄지는 것이다.

의사들은 면역 체계가 손상된 많은 환자는 백신 접종을 마친 뒤에도 여전히 코로나19에 취약하다는 사실이 점점 분명해지고 있다고 말한다고 NBC는 전했다.

CDC에 따르면 미국 성인의 2.7%는 면역 체계가 손상된 사람으로 추정되고 있다. 여기에는 장기 이식수술을 받은 환자, 암 치료를 받는 환자, 인체면역결핍(HIV)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 등이 포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