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익 "이낙연은 일본 총리하세요"…이낙연 "논평할 가치 없다"

이재명측, 보은인사 논란에 '팩트체크' 반박

(서울=연합뉴스) 고상민 윤지현 기자 = 더불어민주당 양강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가 17일 맛 칼럼니스트인 황교익씨의 경기관광공사 사장 내정을 놓고 충돌했다.

이낙연 캠프는 '황교익 논란'을 지렛대 삼아 그간 제기돼 온 경기도 산하기관의 채용 의혹을 집중 부각, '반명 전선'을 더욱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이에 맞서 이재명 캠프는 '팩트 체크' 형식을 빌려 이 전 대표 측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급기야 황씨까지 전면에 나서 강력 반발했다.

◇ 이낙연측 "경기도판 인국공…黃, 도쿄나 오사카 관광공사에"

이낙연 캠프의 핵심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황교익을 기점으로 들여다보니 완전 경기도판 '인국공(인천국제공항) 사태'더라"며 "사회단체나 공무원 노조가 가진 자료들을 보면 경기도판 인국공, 성남파 경기도 장악 등의 카테고리 하에 채용 의혹이 정리돼 있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신경민 캠프 상임부위원장는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경기도청이 도청캠프라고 할 정도로 너무나 많은 불공정 채용비리가 있다"며 "이 채용비리는 어제 블라인드라는 사이트에서 일부 회자가 됐다. 그걸 읽어보면 불공정 채용비리가 황교익뿐이랴 하는 글도 있다"고 강조했다.

황씨를 겨냥해서는 "지금까지 해 온 여러 가지 것을 보면 일본 도쿄나 오사카 관광공사에 맞을 분"이라며 "일본 음식에 대해서 굉장히 높이 평가하고 한국 음식은 아류다, 카피해 온 거라는 식의 멘트가 너무 많다"고 비판했다.

이 전 대표 측은 이 지사의 '전 경기도민 재난지원금 지급' 결정을 놓고도 공세를 이어갔다.

배재정 대변인은 "오늘 전국시도의회 의장들이 그 결정을 철회하라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전적으로 공감한다"며 "이제라도 '재난 불평등'을 야기하는 재난지원금 전체 지급 결정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 이재명측 "지원예상하고 채용규정 바꿨겠나"…黃 "이낙연, 일본총리 어울려"

이재명 캠프는 이날 '팩트체크'라는 제목으로 장문의 논평으로 반격에 나섰다.

송평수 캠프 대변인은 ▲ 황 내정자를 위해 응모 자격 변경 ▲ 경기관광공사 사장은 특정 분야 전문성을 요구하는 자리 ▲ 지사 찬스 또는 보은성 인사 ▲ 사적 임용 또는 주관적 채용 등의 의혹에 대해 구체적 사실을 들어 반박했다.

현근택 대변인은 "경기도가 채용 규정을 바꾼 것은 2018년 12월로, 이는 관피아를 척결할 필요가 있다는 경기도의회 지적에 따른 것이었다"며 "2년 7개월 전 황교익이 지원할 것을 미리 알고 채용 규정을 바꾸었다는 것이 말이 되냐"고 반문했다.

당사자인 황씨도 전면에 나서 강력 반발했다.

그는 페이스북에서는 "문재인 지지자인 제가 문재인 정부에서 보은을 받으면 받았지, 이재명 경기도 정부에서 보은을 받을 일이 없습니다. 저는 이재명 지지자가 아닙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정치권의 더러운 프레임 씌우기가, 그것도 민주당 유력 대권 후보인 이낙연 캠프에서 저를 대상으로 진행되고 있다"면서 "이낙연이 일본 정치인과의 회합에서 일본 정치인의 '제복'인 연미복을 입고 있는 사진을 본 적이 있다. 이낙연은 일본 총리 하세요. 일본 총리에 어울린다"며 '반일 정서'를 자극하며 작심 비판했다.

이 전 총리는 황씨의 '일본 총리' 발언과 관련,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논평할 가치가 없다"고 했다.

이낙연 캠프의 정운현 공보단장은 황씨의 페이스북 글을 공유하며 "막장이 따로 없군요"라고 했고, 박래용 대변인은 "단말마적 비명으로 들린다. 아무래도 사장 내정 취소가 임박한 것 같다"고 비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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