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출 당시와 같은 옷 착용…경찰 "부패해 지문 감식에 시간 소요"

살인 피의자 긴급 체포해 구속…"사람 죽이지 않았다" 범행 부인 중

(완주·해남=연합뉴스) 정경재 나보배 기자 = 지인과 숙박업소에서 만난 이후로 연락이 끊긴 30대 여성과 같은 옷을 입은 시신이 수색 중이던 경찰에 발견됐다.

경찰은 이 시신을 살인 피해자로 보고 있으나 심하게 부패해 확실한 신원확인에는 다소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1일 전북경찰청 등에 따르면 경찰은 이날 오후 2시 5분께 전남 해남군 영암호 해암교 상류 3∼4㎞ 지점에서 A(39)씨로 추정되는 시신을 발견했다.

경찰은 드론으로 호수 인근을 살피다가 이 시신을 발견하고 육안으로 성별이 여성인 것과 A씨가 외출했을 당시와 같은 옷을 입은 사실 등을 확인했다.

발견 당시 시신은 수풀에 걸려 있었으며, 심하게 부패한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지문 대조 등 신원을 최종적으로 확인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시신 인상착의와 신체적 특징 등으로 미뤄 살인 피해자와 90% 이상 일치한다고 보고 있다"며 "현재 가족이 신원 확인과 운구를 위해 현장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반적으로는 지문 대조가 금방 끝나지만, 시신 상태를 볼 때 이번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과학적으로 (시신을) 피해자라고 확언하려면 지문이나 유전자 감식 결과가 확실하게 나와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A씨를 살해하고 유기한 혐의(살인 등)로 B(69)씨를 구속해 조사 중이다.

B씨는 지난달 15일 오후 8∼9시에 무안군 한 숙박업소에서 A씨를 살해한 뒤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달 17일 A씨 가족의 미귀가 신고를 받고 추적에 나선 경찰은 B씨를 유력 용의자로 특정해 지난달 24일 긴급체포했다.

경찰은 숙박업소 외부 폐쇄회로(CC)TV 영상을 통해 B씨가 사람 크기의 무언가를 침구로 감싸 들고나가는 장면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현재까지도 "사람을 죽인 적이 없다"며 범행을 완강하게 부인하며 조사를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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