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장·경기장 등 6곳서 130명 사망…테러 용의자 1명만 생존

프랑스 현대사 최대규모 재판…법원, 9개월의 마라톤 일정 소화

(파리=연합뉴스) 현혜란 특파원 = 2015년 11월 13일 저녁. 프랑스 파리 바타클랑 극장과 스타드 드 프랑스 경기장, 식당, 카페 등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테러가 발생했다.

다가올 주말을 기다리며 활기로 가득 찼던 금요일 밤 사이 130명이 목숨을 잃었고, 400명 이상이 다쳤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프랑스 본토에서 벌어진 최악의 참사로 기록됐다.

용의자 상당수는 현장에서 경찰에 사살됐고, 유일하게 생존한 살라 압데슬람(31)에 대한 재판이 테러 발생 6년여만인 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시작된다.

내년 5월까지 9개월 동안 이어질 재판에는 변호인 330여명, 피해자 300여명 등이 출석하는 기일이 145일간 잡혀있다. 프랑수아 올랑드 전 대통령도 증인으로 나선다. 총 542권의 책으로 정리한 사건 기록은 100만장에 달한다.

AFP 통신은 "프랑스 현대사에서 사상 최대 규모의 재판"이라고 보도했다.

'세기의 재판'의 피고인석에 앉는 압데슬람은 테러 현장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했으나 그가 차고 있던 '자살 벨트'가 작동하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프랑스·모로코 이중 국적을 가졌지만, 벨기에에서 태어난 압데슬람은 범행 직후 벨기에 브뤼셀로 도피했다가 2016년 3월 체포됐다.

이슬람국가(IS) 대원이었던 압데슬람은 프랑스로 인도돼 벨기에와 프랑스에서 동시에 재판과 수사를 받아왔다.

압데슬람은 벨기에 법원에서도, 프랑스 검찰에서도 내내 묵비권을 행사하며 침묵을 지켰기에 내년 1월로 예정된 법정 진술 때는 입을 열지 주목된다.

압데슬람 등 테러범들에게 물류를 지원하고 무기를 공급한 협력자 19명도 함께 재판에 넘겨졌으나 6명은 신병이 확보되지 못했다.

법정에 출석하지 않는 6명 중 5명은 시리아 공습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잔혹했던 11·13 테러는 프랑스와 독일 축구 대표팀의 친선 경기가 열린 스타드 드 프랑스 경기장 밖에서 액체 폭탄이 들어있는 조끼가 터지면서 시작됐다.

이어 압데슬람의 동생을 포함한 한 무리가 파리 10구와 11구에 있는 식당가를 향해 총기를 난사했고, 또 다른 무리가 공연 중인 바타클랑 극장에 난입해 90명을 살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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