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도 '자유투표 방침'에 다수 찬성표…이낙연 사직안은 미상정

(서울=연합뉴스) 고상민 기자 = 부친의 부동산 관련 의혹이 제기됐던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의 의원직 사직안이 13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됐다.

지난달 25일 대선 경선 후보직 사퇴와 함께 의원직 사퇴를 선언한 지 19일만이다.

여야는 윤 의원의 사직안 제출 당시 상대에게 '공'을 넘기며 폭탄 돌리기를 했으나 결국 가결로 귀결됐다.

박병석 국회의장은 이날 오후 본회의에 윤 의원의 사직안을 상정해 투표에 부쳤다.

사직안은 총투표수 223표 중 찬성 188표, 반대 23표, 기권 12표로 가결됐다.

본회의 직전 국민의힘은 윤 의원의 사직 안건이 상정되면 찬성 표결하기로 당론을 정한 바 있다.

투표 결과 국민의힘을 제외한 찬성표가 80여 표에 달했던 만큼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도 상당수 찬성표가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민주당 지도부는 애초 윤 의원의 사직안건 처리에 소극적이었으나 의원 각자의 판단에 맡기기로 한 바 있다.

의원직 사직 안건은 본회의에서 무기명 표결(재적 과반 출석에 과반 찬성해야 의결)로 처리된다. 이날 사직안 통과를 위한 의결정족수는 112표였다.

윤 의원은 국민권익위의 국회의원 부동산 전수조사에서 불법 의혹을 받자 "벌거벗고 조사를 받겠다"며 의원직 사퇴를 선언과 함께 사직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윤 의원은 사직안 표결에 앞서 신상발언을 통해 "국회의원 특권을 내려놓을 때 가장 강도 높은 조사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며 "정치적 계산이나 음모의 일환으로 제 사퇴를 재단하지 말길 바란다"고 했다.

윤 의원이 의원직을 상실하면서 국민의힘 의석수는 총 104석으로 줄었다.

본회의에서 의원 사직안이 가결된 가장 최근의 사례는 2018년 10월이다.

당시 바른미래당 오세정 의원이 서울대 총장 선거에 출마하고자 제출한 사퇴안이 처리됐다.

지방선거 출마나 비례대표 재직 중 신당 합류를 위한 사퇴 등을 제외하고 일신상의 이유로 가장 최근에 처리된 사직안은 심학봉 의원(2015년 10월 12일) 건이 있다.

이날 본회의에는 최근 의원직 사퇴 선언을 한 민주당 대권주자 이낙연 전 대표의 사직안건은 상정되지 않았다.

윤 의원(서울 서초갑)에 이어 정치1번지인 서울 종로의 이 전 대표까지 사퇴가 완료될 경우 내년 3월 9일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는 '미니 총선' 급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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