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심장 병력과 무관…사생활 보호·안전 문제로 중환자실 이용

항생제 치료로 상태 호전…"가족과 대화하며 일어나서 걷고 있다"

(워싱턴·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이상헌 정윤섭 특파원 = 올해 75세인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요로 감염 패혈증으로 병원에 입원했다가 항생제 치료를 받고 회복 중이다.

클린턴 전 대통령 대변인과 주치의는 14일 성명을 내고 이같이 밝혔다고 CNN 방송 등 미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에인절 유리나 대변인은 성명에서 클린턴 전 대통령이 지난 12일 저녁 감염 증세로 어바인 캘리포니아대학(UC 어바인) 메디컬 센터에 입원했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는 관련이 없다고 발표했다.

유리나 대변인은 "클린턴 전 대통령은 회복 중이고 상태도 좋다"며 의료진에게 감사의 뜻을 전한다고 말했다.

UC 어바인 메디컬 센터와 개인 주치의는 공동 성명에서 "면밀한 관찰을 위해 클린턴 전 대통령이 입원했고 항생제와 수액을 투여했다"며 이틀 동안 치료한 결과, 백혈구 수치가 낮아지고 항생제에도 잘 반응하고 있다고 경과를 설명했다.

의료진은 클린턴 전 대통령이 곧 퇴원해 귀가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UC 어바인 메디컬 센터에 따르면 클린턴 전 대통령은 사생활 보호와 안전 차원에서 중환자실에 입원했고 호흡기를 착용해야 하는 상황도 아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CNN 방송은 주치의를 인용해 클린턴 전 대통령이 요로 감염에 따른 패혈증으로 입원했다고 보도했다.

현재 클린턴 전 대통령은 가족, 보좌진과 대화를 나누고 일어서서 걷을 정도로 상태가 양호해졌다고 CNN 방송은 전했다.

뉴욕시 교외에 거주 중인 클린턴 전 대통령은 금주 초 비영리 기구인 클린턴 재단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캘리포니아주를 찾았다.

하지만, 그는 피로감을 느껴 검사를 받았고 패혈증 진단으로 병원에 입원했다.

비뇨기 감염은 노인들에게 흔한 질환이고 혈액을 통해 빠르게 균이 퍼질 수 있지만, 쉽게 치료할 수 있다고 의료진은 설명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15일까지 항생제 정맥 주사를 맞고 이후 항생제 복용 치료로 전환할 예정이다.

아칸소 주지사를 지낸 클린턴 전 대통령은 1992년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로 나섰고 당시 현직이었던 공화당의 조지 H. W. 부시 전 대통령을 꺾고 백악관에 입성했다. 이후 재선에 성공해 8년 동안 미국 행정부를 이끌었다.

그는 재임 기간 소통 능력과 화려한 언변으로 정치적 난제를 풀어나갔고 경제 호황까지 더해지며 인기를 누렸으나, 백악관 인턴 모니카 르윈스키와의 성 추문 스캔들로 탄핵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백악관을 떠난 이후 심장 질환 등으로 고생했다.

그는 2004년 가슴 통증과 호흡 곤란으로 심혈관 바이패스 수술을 받았고, 2005년에는 폐 질환 수술차 병원에 입원했으며 2010년엔 관상동맥을 넓혀주는 스텐트를 이식했다.

이후 클린턴 전 대통령은 채식 위주 다이어트로 살을 빼며 건강을 관리해왔다.

honeyb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