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롭진 않을까. 기다려야 하나" 부모들 걱정 달래기

"'면역학적 미성년' 특성 고려해 부작용 줄이되 효과 유지"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미국에서 어린이들에게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다음 달부터 시작될 전망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자문기구인 백신·생물의약품자문위원회(VRBPAC)는 어린이 백신의 긴급사용을 26일(현지시간) 권고했다.

아직 승인 절차가 마무리된 것은 아니지만 자문기구 권고는 그대로 수용될 가능성이 크다.

권고는 5∼11세 어린이에게 성인 투여분 3분의 1인 10㎍(마이크로그램)을 3주 간격을 두고 두 차례 접종한다는 게 골자다.

이를 두고 부모들에게서는 자녀의 접종 시기나 안전성을 둘러싼 궁금증이 쏟아지고 있다.

몇 달만 있으며 만 12세가 되는 어린이는 기다렸다가 성인 투여분을 접종하는 게 유리하지 않을까?

키나 덩치가 또래 아이들보다 작기 때문에 규정된 대로 접종하면 건강에 해롭지는 않을까?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이 같은 의문에 대한 전문가들의 견해를 소개했다.

면역, 감염병 권위자들의 답변은 이들 변수가 크게 의미가 없으니 가능한 한 빨리 백신을 접종하라는 것이었다.

적정 투여분은 어린이의 키나 몸무게가 아닌 연령을 기준으로 결정되고 백신접종을 지체하는 행위 자체가 더 위험하다는 견해다.

도나 파버 미국 컬럼비아대 의대 교수는 "그냥 맞으라"고 잘라 말했다.

파버 교수는 바이러스가 갑자기 사라질 일이 없고 전파력과 위험성이 더 큰 변이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시급성을 강조했다.

백신을 접종하면 일차적으로 감염 위험이 줄고, 감염되더라도 중증에 빠지거나 사망할 위험이 매우 감소한다는 건 일반적 사실이다.

승인을 앞둔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의 경우 어린이에게 권고대로 시행될 경우 감염 예방효과가 91%에 이를 것으로 분석됐다.

옥타비오 라밀로 오하이오주립대 소아의학과 교수는 많은 어린이가 감염되더라도 쉽게 극복하지만 누가 중증에 빠질지는 모를 일이라며 미접종 위험을 강조했다.

라밀로 교수는 작년에 미국 어린이 1천여 명이 코로나19에 감염돼 입원했다며 이들 중증환자의 절반이 감염 전에는 건강했다고 설명했다.

모니카 간디 캘리포니아대 약학과 교수는 자기 아들이 내년 2월에 만 12세가 되지만 기다리지 않고 접종시키겠다고 밝혔다.

간디 교수는 "10㎍만으로도 효과가 매우 좋은 까닭에 11세 어린이에게 접종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의학계가 백신의 적정 투여량을 결정하는 방식을 보면 이 같은 일련의 견해가 설득력을 얻는다.

전문가들은 타이레놀 같은 약품은 과다투약 때 독성이 있을 수 있어 몸무게에 따라 투여량이 결정되지만 백신은 상관없다고 설명한다.

백신 투여량은 몸무게가 아닌 연령을 기준으로 부작용 우려를 최소화하는 쪽으로 설정된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도 "코로나19 백신에 몸무게 요건은 전혀 없다"고 밝히고 있다.

시애틀어린이연구소의 면역·면역요법 센터장인 데이비드 롤링스 박사는 어린이 면역체계는 덩치가 크든 작든 기능이 비슷하다고 밝혔다.

롤링스 박사는 "5∼11세 어린이들의 면역체계는 진짜 견고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12세 기준이 다소 임의적이지만 일반적으로 애들은 자라면서 더 어린 애들보다 덜 효과적인 면역체계를 갖는다고 설명했다.

이는 5∼11세는 백신 투여량이 12∼17세보다 작더라도 비슷한 수의 항체를 생성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로링스 박사는 일단 사춘기가 오면 아이들의 면역체계가 성인처럼 변해간다고 설명했다.

그 때문에 12세 이상 미성년자들에게는 백신의 효과를 떠받치기 위해 투여량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파버 교수는 "면역 발전에 대한 우리 연구를 토대로 판단할 때 면역학적으로 성인은 18세보다 훨씬 어리다"고 설명했다.

NYT는 5∼11세 어린이에 대한 백신 투여량 감축은 백신의 효과보다는 부작용과 관련이 있다는 점을 소개했다.

만 5∼11세 어린이에게 투여분을 10㎍으로 줄이면 더 많은 투여량을 맞은 청소년보다 2차 접종 뒤 고열, 오한이 덜한 것으로 나타났다.

jang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