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0억 들여 세우더니 280억 들여 철거

[중국]

2014년 세계 최대 청동 조각상 건설
2년만에 금가고 머리 떨어지는 참사
철거 후에 다른 곳에 새로 세우기로

'세계 최대 청동 조각상'에서 '흉물'로 전락한 후베이성 징저우의 거대 관우상이 뼈대와 청룡언월도만 남긴 채 철거된 모습이 전파를 탔다.

2일 중국신문망 등은 막바지에 접어든 청동 관우상 철거 작업 현장을 영상과 사진으로 보도했다. 관우상은 높이 48m, 받침대 높이 58m, 무게 1200톤, 청룡언월도 길이 70m, 무게 136톤짜리 세계 최대 청동상으로 지어졌다. 유비.관우.장비 3형제가 천신만고 끝에 손에 넣었던 징저우(형주)에 세워졌다. 관우는 육손의 계략에 빠져 형주를 오나라에 빼앗기고 목숨을 잃었다.

징저우는 2014년 2월 15억위안(약 2760억원)을 들여 관공 공원을 조성했다. 이곳에 거대 관우상을 지었는데 여기에 또 1억7290만위안(약 318억원)을 들였다. 시작은 좋았다. 2016년 6월17일 공원이 문을 열자 관공 조각상은 징저우의 랜드마크가 됐다.

그러나 2020년 7월이 되자 관우상에 금이 가고 관우 머리가 바닥에 떨어지는 참사가 벌어졌다. 후베이성은 그해 10월 관우상이 도시 풍경과 역사를 훼손했다며 당장 철거하라고 명령했다. 징저우시는 12월 '관공 조각상 이전사업'을 승인했는데 철거비용 4000만위안(약 73억원)에 청동상 이전 지역 부지 조성과 재건까지 모두 1억5500만위안(약 285억원) 예산을 책정했다.

지방정부의 과잉 치적 사업에 부실시공가 겹쳐 600억원 넘는 세금이 투입된 셈이다. 한 누리꾼은 관련 뉴스 댓글에 '관공을 두 번 죽였다'고 조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