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부스터샷 18세 이상 확대 놓고 FDA-CDC 이견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유럽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놀란 미국 보건당국 고위 관리들이 백신 추가접종(부스터샷)을 모든 성인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정부 내에서도 이견이 노출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2일 보도했다.

신문은 다수의 익명 소식통을 인용해 로셸 월렌스키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이 부스터샷 확대 방안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표했다며 행정부 관리들 사이에서도 부스터샷 확대 속도를 놓고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경제 어젠다에 집중하길 바라는 측근들은 부스터샷 확대를 델타 변이를 억제할 방법으로 여기고 있으며, 민주당은 코로나19 통제가 내년 중간선거에서의 승리에 매우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부스터샷 확대 논쟁의 초점은 화이자·바이오앤테크가 식품의약국(FDA)에 접종 완료 6개월 후부터 18세 이상 모든 성인에게 부스터샷을 허용달라고 신청한 것에 맞춰져 있다.

FDA가 이를 승인하면, CDC는 외부자문단 논의를 거쳐 월렌스키 국장이 최종 결정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월렌스키 국장과 가까운 한 관리는 월렌스키 국장이 지난 7일 고위 보건관리들을 만나 자신과 외부자문단은 화이자의 데이터를 면밀히 검토하길 원하며 부스터샷 대상 확대에 동의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 관리는 "월렌스키 국장은 자기가 결정을 내릴 수 있게 데이터를 보고 싶어한다"며 사람들은 관례적인 것으로 생각하지만 그는 그렇게 흘러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하는 것이고 "무슨 일이 있어도 결정은 자기 몫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월렌스키 국장의 완고한 입장은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이 10대 남성과 젊은이들에게 드물지만 심근염 같은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과 관련해 일부 CDC 관리들과 자문위원들이 부스터샷 필요성을 확신하지 못하고 있음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월렌스키 국장은 부스터샷에 대한 내부 검토와 관련해 논평을 거부했으나, CDC 대변인은 "CDC 관리들은 다음 조치를 발표하기 전에 FDA의 결정을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과 비벡 머시 공중보건서비스단(PHSCC) 단장, 데이비드 케슬러 코로나19 대응 수석과학담당자 등 바이든 행정부의 주요 보건 관리들은 부스터샷 확대를 강하게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우치 소장은 한 인터뷰에서 신규 확진자 수가 일부에선 안정적이고 일부에서 증가하는 상황을 고려할 때 부서터샷 확대를 지지한다며 "나는 부스터샷을 지지해왔고 여전히 지지한다. 하지만 부스터샷 접종 대상은 FDA와 CDC가 결정할 문제"라고 말했다.

부스터샷 확대에 찬성하는 측에서는 의료 종사자에 대한 현 CDC 부스터샷 권고가 65세 이상, 고위험군으로 규정돼 있어 혼란스럽고 접종 의욕도 떨어뜨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들은 백신 효과가 시간이 지나면서 떨어진다는 증거가 많아지고 돌파감염도 다수 발생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할 때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시간이 많지 않다며 월렌스키 국장의 망설이는 태도에 실망감을 표하고 있다.

화이자의 신청 데이터를 토대로 부스터샷 확대에 대해 위험-이익 분석 작업을 진행하는 FDA는 확대를 승인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지만 CDC가 이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문제가 복잡해질 수 있다. 이 경우 양측이 30세 이상 등으로 타협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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