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년 누명 복역에도 보상 못받은 흑인 남성에 ‘온정’ 밀물

[월요화제]

억울하게 살인죄, 백인 배심원단 “무기징역”
살인 가담 진짜 범인 나서 범행 실토 반전
19세 청소년때 수감돼 환갑넘은 62세 석방
무죄 불구 보상 ‘0원’…“도와주자”모금운동

누명을 쓰고 43년간 복역하고도 당국의 보상을 받지 못한 미국의 흑인 남성에게 생면부지의 시민들이 십시일반으로 140만달러에 달하는 돈을 모아줬다.

모금사이트 '고펀드미'에 따르면 살인죄로 40여년을 복역하다 최근 무죄로 풀려난 미국 미주리주의 흑인 남성 케빈 스트리클런드(62·사진)를 위한 모금에 27일 오전 10시 현재 139만 달러가 넘게 모였다.

미 언론에 따르면 스트리클런드는 1978년 20대 초반 세 명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유일한 목격자가 스트리클런드를 범인으로 지목하고 배심원단이 백인만으로 구성된 가운데 결국 무기징역형을 받았다. 그러나 긴 시간이 지나 목격자가 증언을 철회하고 살인에 가담한 진짜 범인이 스트리클런드의 무죄를 주장해주면서 누명을 벗었다. 19세 청소년 시절에 들어간 감옥에서 억울한 옥살이 끝에 환갑이 넘은 나이에 다시 세상 밖으로 나온 것이다.

이미 40년 넘게 복역한 상태였지만 보상은 받지 못했다. 무죄 인정을 받으며 DNA 증거가 확보되지 않았기 때문에 보상 대상이 되지 못한 것이다.

이같은 사정을 딱하게 여긴 스트리클런드의 변호인이 온라인 모금에 나섰다. 고펀드미에 스트리클런드를 위한 사이트가 생겼고 미국 곳곳에서 시민들이 모금에 나섰다.

스트리클런드는 출소한 지 나흘밖에 되지 않아 은행 계좌가 없지만 계좌가 마련되는 대로 모금액이 전액 전달될 예정이다.

기부에 나선 시민들은 응원 메시지도 잊지 않았다. 케일로 킹이라는 시민은 100달러를 내놓으며 "스트리클런드가 오래 살며 자유를 누리길 기도한다"고 했다.

이에대해 스트리클런드는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기부해주셔서 정말로 감사하다"고 말했다.

석방되자 마자 가장 먼저 어머니 묘지를 찾은 그는 “화가 나지는 않는다. 그것보다 크다. 여러분이 알지 못하는 어떤 감정을 만들어낸 거 같다”면서 “기쁨, 슬픔, 공포 이런 감정들을 어떻게 조합해야 할지 찾아내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는 "낚시를 할 수 있는 연못 근처에 침실이 두세 개 있는 작은 집을 짓고 닭 몇 마리와 개 네다섯 마리를 키우며 여생을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작년 129명 옥살이중
무죄 판명 자유의 몸

CNN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지난해에만 129명이 옥살이를 하다가 무죄가 판명돼 석방됐다. 이들의 복역 기간을 합하면 1737년으로, 1인당 평균 13.4년 동안 억울하게 옥살이를 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