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시간서 또 교내 총격 공포…11학년 용의자 총기 난사, 3명 사망 8명 부상 아수라장

[뉴스분석]

부친 소유 반자동 권총 5분간 15~20발 난사
학생들 "교실서 바리케이드 치고 부들부들"
올들어 28건, 코로나로 주춤하다 다시 급증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대면 수업 중단으로 지난해 감소세를 보였던 미국 교내 총격 사건이 또다시 대형 참사를 낳으면서 학부모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인근 오클랜드카운티 옥스퍼드 고등학교 교정에서 지난달 30일 오전 총격 사건이 벌어져 3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쳤다. 가해자도, 희생자도 모두 이 학교에 다니던 10대 청소년들이었다. 평소와 다름없이 수업을 듣던 학생들의 평온한 일상은 총성과 함께 악몽으로 돌변했다. 

이 학교 11학년인 15세 남학생은 9mm 구경의 반자동 권총을 꺼내든 뒤 5분간 15~20발가량을 난사했다. 이로 인해 여학생 두 명(14세, 17세)과 남학생 한 명(16세)이 사망했고, 총 8명(학생 7명, 교사 1명)이 부상했다. 이들 중 3명은 생명이 위독한 상태다.

경찰은 3분 만에 범인을 검거했다. 현재로선 단독 범행으로 추정되고 있다. 경찰은 “범행에 사용된 권총은 용의자의 부친이 나흘 전 구입한 것”이라며 “이른바 ‘묻지 마 난사’인지, 누군가를 노린 표적 범행인지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범인이 과거 학교에서 징계나 처벌을 받은 기록은 없다고 그는 덧붙였다. 경찰에 따르면 미성년자인 용의자의 부모가 변호인을 선임하고 수사관들과의 대화를 차단하고 있기 때문에 구체적인 범행 동기 등을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 

학생들에 따르면 살인마로 돌변한 동급생이 범행 후 학교를 배회하는 동안, 친구들은 교실에 숨어 두려움으로 벌벌 떨었다. 한 학생은 “수업 중 총성이 들리자 선생님이 곧바로 문을 잠갔다”며 “책상과 의자,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을 동원해 교실 문에 바리케이드를 쳤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또다른 학생은 "용의자가 교실에 들어올 경우를 대비해 계산기와 가위를 움켜쥐고 있었다”고 증언하며 몸서리를 쳤다. 

지난해 코로나19 영향으로 줄었던 미국 교내 총기 난사 사건은 올해 들어 다시 늘어나는 추세다. 작년에 미 전역에서 발생한 교내 총역사건은 10건 정도로  2018년과 2019년은 각각 24건씩이었던 것에 비해 크게 줄었다. 

그러나 올해 학생들이 속속 학교로 복귀하면서 사정은 달라졌다. 미 교육전문매체 에듀케이션위크에 따르면 올해 들어서만 벌써 28건의 학교 내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했다. 이처럼 무고한 학생들이 목숨을 잃으면서 미국 내 총기 규제 법안에 대한 논의도 재차 불붙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