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연방정부 계약업체 직원…법원 "행정부 월권"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미국 연방법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려는 조 바이든 행정부의 행정명령에 또 한 번 제동을 걸었다.

7일 블룸버그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조지아주 남부 연방지방법원 R.스탠 베이커 판사가 이날 연방 정부와 거래하는 계약업체 직원들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의무화 행정명령을 전국적으로 일시 중단시켰다.

베이커 판사는 "코로나19 팬데믹이 미국과 전 세계에 끼친 비극적인 희생을 인정한다"며 "그러나 위기 상황에도 법원은 법치를 보존하고 정부 부처가 헌법상 부여된 권한의 범위 안에서 행동하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행정명령은 계약과 관련된 행정·관리 문제를 넘어 공중보건에 대한 규제로 작동하며, 이는 (연방) 조달법으로 명확하게 권한이 부여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베이커 판사는 또 이 행정명령이 고용주와 노동자에게 막대한 경제적 부담을 안겼다며, 추가 소송이 계속되는 동안 이를 저지하는 가처분명령에 찬성하는 쪽으로 판이 기울었다고 말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임명으로 자리에 앉은 인물이다.

앞서 바이든 행정부는 대규모 민간기업 사업장과 연방정부, 연방정부와 거래하는 계약업체에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의무화했다. 이에 해당하는 종사자는 내년 1월 4일까지 백신 접종을 끝내도록 했다.

록히드마틴,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제너럴모터스(GM) 등 연방정부와 거래하는 글로벌 기업을 포함해 미 노동자의 4분의 1에 영향을 미치는 광범위한 조치다.

그러나 백신 의무화 조치에 반대하는 주 정부의 소송이 잇따랐고, 조지아 등 7개 주도 연방정부 계약자들에 대한 백신 의무화를 막아달라며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이달 초 심리에서 "명령을 이행하는 데 비용이 많이 들고, 아직 백신을 맞지 않은 소중한 직원들을 잃게 될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려는 바이든 행정부의 노력은 이미 법원에서 여러 차례 발목이 잡혔다.

지난달에는 제5연방항소법원이 텍사스 등 주 정부와 일부 기업이 낸 미 직업안전보건청(OSHA) 명령의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번 판결 후 기자회견에서 정부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요구할 수 있는 법적 권한이 있다고 여전히 확신하고 있으며, 법정에서 이를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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