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뉴스/지금 한국선]

블룸버그통신, 한국인들의 유별난 '명품 집착' 조명…"9500불짜리 핸드백에 올인"

코로나 이후 해외쇼핑 제한으로 욕구 더해
1년에 4차례 가격 올려도 '없어서 못 팔아',
"오늘이 가장 싸" 세계 7위 명품소비국 명성

"한국에선 샤넬 가방의 '오픈런'을 위해 새벽 5시부터 백화점 밖에서 줄을 서서 기다린다."

명품을 구매하기 위해 이른 시간 백화점을 찾고, 긴 줄을 서는 것을 마다하지 않는 '오픈런' 현상을 주요 외신이 주목했다.

15일 블룸버그통신은 코로나19 펜데믹 이후에도 한국에선 매장 문을 열자마자 9500달러(1100만원)짜리 샤넬 핸드백을 구매하기 위해 백화점 앞에 줄을 서서 기다리는 이른바 '오픈 런'이 벌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명품에 대한 열풍은 코로나19 사람들이 해외여행을 통한 쇼핑이 제한되면서 더욱 거세졌다고 블룸버그는 진단했다. 코로나19로 발이 묶이면서 여행 등에 쓸 여유자금이 주머니에 남아 있다는 설명이다. 샤넬코리아가 올해 4차례나 인기 품목의 가격을 인상했지만 수요는 오히려 더 늘었다는 점도 짚었다.

백화점 입구에서 대기하던 한 쇼핑객은 "샤넬이 가격을 계속 올리기 때문에 오늘이 가장 싼 가격"이라며 "돈이 있다고 원하는 모델을 살 수 있는 구조가 아니어서 샤넬에 대한 갈망이 더 커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인들의 명품 사랑은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시장조사기업인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에 따르면 한국의 명품 소비 규모는 142억달러(16조8000억원)로 전년보다 4.6% 증가했다. 이는 미국·캐나다·일본·프랑스·영국·이탈리아에 이어 세계에서 7번째로 큰 시장이다. 샤넬은 2020년 전체 매출의 8.5%를 한국에서 벌어 들였다. 한국에서 운영 중인 샤넬 매장이 9개에 불과한 점을 미뤄볼 때 매장 1곳에서 팔리는 금액이 어머어마한 셈이다.

샤넬 핸드백을 구매하는 주 소비층은 단연 20~30대 'MZ세대(1980년대 이후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 통칭)'다. 집값 급등으로 결코 집을 살 수 없다는 상실감에 빠진 이들이 명품에 집착하는 요인이라고 매체는 지적했다. 지금 즐길 수 있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젊은 세대가 집을 포기하는 대신 명품을 사는데 저축했던 돈을 쏟아붓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들이 샤넬에 열광하는 배경에는 돈이 있어도 마음대로 살 수 없는 상품의 희소성이 있다. 구매 후 '리셀(재판매)'을 통해 차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점도 인기 요인이다. 한 대학 교수는 "샤넬은 구하기 어려운 물건을 손에 넣었을 때 느끼는 즐거움을 주는 아이템"이라며 "되팔았을 때 수익이 나는 것도 장점"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