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산 2021] 10대 한국뉴스

급작스런 코로나19 확산으로 연말을 맞아 다시 고삐가 죄어지긴 했지만 2021년은 나름대로 각 분야에서 일상 회복 움직임이 본격화한 한 해였다. 코로나19로 막대한 유동성이 시장에 공급되면서 자산 가치는 크게 올랐다. 정부는 세제를 강화하고 대출을 죄며 집값 잡기에 나섰으나 상승세는 멈출 줄 몰랐다. 2030세대는 부동산 가격 앙등, 낮은 취업률 등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공정과 정의'를 화두로 던졌다. 정치권에선 여야 대선 후보가 검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수사 대상에 오르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K-컬처의 지구촌 인기는 더욱 뜨거워졌다. 방탄소년단은 12주간 빌보드 차트 1위를 차지했고, 드라마 '오징어게임'은 넷플릭스 역대 최고 히트작이 됐다. 그리고 비극적인 현대사를 장식했던 '쿠데타 주역' 노태우·전두환 전 대통령은 한 달 간격으로 세상을 떠났다. <정리·편집=조준호 기자>

◇ 겨우 시작한 '일상회복' 멈칫

2020년 1월 20일 국내에서 첫 확진자가 나온 후 코로나19 유행이 2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백신 접종률은 인구 대비 80%로, 세계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으나 돌파감염이 증가하고 고령층 중환자도 속출하면서 수도권의 중증병상 가동률이 90%에 육박하는 등 의료체계가 흔들리고 있다. '오미크론'으로 명명된 새로운 변이까지 등장해 긴장감은 더욱 높아졌다.

◇ 부동산·취업난 2030·MZ세대

20~30대가 사회 전반에 '공정과 정의'라는 화두를 던졌다. 이른바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로도 불리는 이들은 부동산 가격 폭등, 낮은 취업률 등으로 극심한 사회적 박탈감에 시달리는 세대이기도 하다. 진보적 성향이 뚜렷했던 2030은 보수 정당 쪽으로 돌아선 양상을 보였다. 20대 대통령 선거 결과를 좌우할 캐스팅보트로 꼽힌다.

◇ 코스피 3,000시대 개막

한국 증시의 대표 지수인 코스피가 사상 처음 3,000고지를 밟았다. 코스피는 올해 1월 6일 장중에 3,000선을 처음 넘어섰다. 1956년 국내 주식시장이 문을 연 이후 65년 만이고, 1983년 1월 4일 코스피가 도입된 이후로는 38년 만이다. 주식 투자 붐은 한국 주식시장의 저변 확대와 발전 등 긍정적인 측면도 있었지만 '빚투' 등 문제도 낳았다.

◇ 천정부지 집값, 깊어진 시름

집값이 크게 뛰면서 집 없는 서민들의 시름이 깊어졌다. 올해 전국 집값은 10월까지 8.93% 올라 이미 작년 전체 상승률(5.36%)을 넘어섰다. 2006년(11.58%)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전세 시장은 10월까지 전국적으로 5.76% 올라 이미 작년 전체 상승률(4.61%)을 넘어섰고, 종부세 등 늘어난 세 부담을 줄이기 위한 월세 전환은 더욱 가속화됐다.

◇ 여야 대선 후보 모두 수사 대상

2022년 3월 9일 치르는 제20대 대통령 선거의 여당과 제1야당 대선 후보가 검찰, 공수처의 수사 대상이 되며 사법 리스크를 안고 선거운동을 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이재명 후보는 대장동 개발 사업 의혹으로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으며 윤석열 후보 또한 고발 사주 등 4건의 의혹 사건 수사 대상이다. 검찰은 또 아내 김건희씨 관련 의혹도 조사중이다.

◇ 아동학대, 스토킹 범죄 초비상

지난해 발생한 '정인이 사건'을 계기로 아동학대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높아졌지만 올해도 비극적인 사건이 끊이지 않았다. 태어난 지 한 달도 안 된 신생아를 반지를 낀 손으로 머리를 때려 숨지게 한 친부의 범죄가 드러나는 등 끔찍한 아동학대 사건이 줄을 이었다. 10월부터 시행중인 스토킹 처벌법은 더 잔혹해진 범죄 때문에 무용론까지 일고 있다.

◇ 사건·사고 얼룩 軍 도마위에

4월 코로나로 격리된 병사들에게 "감방보다 못한 급식이 제공된다"는 SNS 폭로를 시작으로, 여러 부대에서 이른바 '분노의 식판' 인증샷이 쏟아졌다. 5월에는 공군 성추행 피해자인 고(故) 이예람 중사 사망사건 관련 유족들이 부실 수사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8월엔 해군에서도 여군 부사관이 성추행 신고 후 극단적 선택, 군의 자정 능력이 도마 위에 올랐다.

◇ BTS·윤여정, 지구촌 달군 K-컬처

올해 지구촌은 방탄소년단(K팝)과 '오징어 게임'(드라마), '미나리'(영화) 등 K-컬처 열기로 뜨거웠다. 방탄소년단은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 100'에서 올해 통산 12주 1위라는 대기록을 썼다. 영화 '미나리'가 세계적 주목을 받으며 윤여정이 한국 배우 최초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품에 안았다. 또 '오징어 게임'은 인기 영상 세계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 누리호 첫 발사…우주강국 성큼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II)가 10월 21일 오후 5시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1차 발사됐다. 3단부에 1.5t 모사체 위성(더미 위성)을 탑재하고 하늘로 날아오른 누리호는 모사체 위성을 목표 궤도에 안착시키는 데는 실패했으나 설계서부터 전 과정이 순수 국내 기술로 진행돼 우리나라의 우주 발사체 기술력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 '쿠데타 주역' 잇따라 사망

비극적인 한국 현대사를 장식했던 노태우·전두환 전 대통령이 약 한 달 간격으로 세상을 떠났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오랜 병상 생활 끝에 10월 26일 향년 89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11월 23일엔 전두환 전 대통령도 향년 90세를 일기로 사망했다. 고인들에 대한 평가가 엇갈린 가운데 노 전 대통령은 국가장, 전 전 대통령의 장례는 가족장으로 치러져 대조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