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지지층 결집 속 마음 못정한 중도층 여전

후보들, '비호감 이미지' 경계하며 '실수 줄여라' 총력전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정수연 기자 = 3일 저녁 첫 '4자 TV토론'에 나서는 여야 대선 후보들은 '실점'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대선이 불과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지만, 미처 지지 후보를 결정하지 못한 부동층이 비교적 많이 남아 있어 토론 시청 후 '스윙 보터'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국리서치가 지난달 27∼29일 전국 성인남녀 1천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3.1% 포인트), '지지 후보를 바꿀 수도 있다'는 응답은 23.8%에 달했다.

이같이 응답한 비율은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지지층(각 19.3%)보다 국민의당 지지층(32.5%)과 정의당 지지층(35.6%)에서 더 높게 나타났다.

국민의당 안철수·정의당 심상정 후보의 지지층 결집 강도가 민주당 이재명·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보다 상대적으로 느슨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거꾸로 보면, 그만큼 양강 후보의 박빙 승부는 작은 변수에도 요동칠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25∼27일 전국 성인남녀 1천 명을 대상으로 대선 후보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3.1% 포인트), '의견 유보'가 10%로 집계되기도 했다.

이런 답변은 지난달 첫째 주 15%에서 5% 포인트 줄어들긴 했지만, 이재명·윤석열 후보가 각 35%로 동률을 이룬 만큼 여전히 부동층의 표심 향배에 따라 전체 판세가 출렁일 수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TV 토론의 '파괴력'을 전망한다.

유홍식 중앙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이날 통화에서 "정책 경쟁이 활발하게 벌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열리는 첫 토론"이라며 "부동층 영향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보통 토론이 선거에 미치는 영향을 제한적으로 보지만, 이번에는 부동층 범위가 넓고 토론 횟수가 전보다 줄어 상황이 다르다"고 부연했다.

이에 따라 여야 후보들은 실수를 줄이는 데 총력을 기울이는 분위기다.

최종 선택을 고민하는 부동층에서 한쪽으로 쏠림 현상이 나타날 경우 필패나 다름없다는 인식을 깔고 토론에서 비호감 이미지를 쌓지 않기 위해 각별히 신경 쓰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이번 선거는 막판까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렵다"며 "워낙 박빙이어서 실점을 막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도 "윤 후보가 말실수를 줄이기 위해 요점만 간략하게 답변하는 훈련을 충분히 했다"고 전했다.

han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