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0일 미·영 지원 대전차 무기 등 동원한 대규모 훈련"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의 침공 우려로 위기에 직면한 우크라이나가 자국 접경 지역에서 벌어지는 러시아·벨라루스 연합훈련에 대응해 대규모 '맞불 훈련'을 실시한다고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이 7일(현지시간) 밝혔다.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올렉시 레즈니코프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은 이날 자국 TV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그들(러시아와 벨라루스)의 훈련이 10~20일 실시될 예정"이라면서 "우리도 같은 기간에 맞대응 훈련을 한다"고 전했다.

그는 훈련이 리우네·코벨(서부), 체르니히우(북부), 추구이프(동부), 오데사(남부) 등 9개 지역의 훈련장에서 실시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이번 훈련에선 터키로부터 공급받은 공격용 무인기 바이락타르(Bayraktar), 미국이 제공한 대전차 미사일 재블린(Javelin), 영국이 지원한 영국·스웨덴 합작 단거리 대전차 미사일 엔로(NLAW) 등이 투입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군의 훈련은 이달 10~20일 본격적으로 실시될 러시아-벨라루스 연합훈련에 대응하기 위한 차원이란 설명이다.

지난 1990년대 말부터 러시아와 '연합국가'(Union State) 창설을 추진하며 동맹 이상의 밀접한 관계를 맺어오고 있는 친러 성향의 옛 소련 국가 벨라루스는 친서방 노선을 걷는 우크라이나 북부 지역과 국경을 맞대고 있다.

러시아는 자국 극동 지역의 동부군관구에 속한 부대들을 오는 9일까지 약 1만km 떨어진 벨라루스로 이동 배치한 뒤 10일부터 벨라루스군과 본격 연합훈련('연합의 단호함') 훈련을 할 예정이다.

우크라이나와 접경한 남서부 브레스트와 도마노보, 폴란드·리투아니아 접경의 고쥬스키 훈련장 등에서 실시될 훈련에는 러시아군 약 3만 명과 벨라루스 대부분의 부대가 참여할 예정이다.

이번 훈련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에 대규모 부대를 배치하고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잇따른 경고로 러시아와 서방 간에 군사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실시된다.

서방에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벨라루스 파견 부대를 이용해 우크라이나 북쪽을 공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러시아는 이미 지난해부터 우크라이나와 접경한 자국 서부와 남부 지역에 10만 명 이상의 병력을 배치한 것으로 파악된다.

우크라이나도 이에 맞서 러시아에 가까운 자국 동부 지역으로 병력을 이동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7일 러시아를 방문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뒤 기자회견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접경에 12만5천명의 병력을 집결시키고 있기 때문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민감해하고 있다"고 지적하자 "그럼 우크라이나는 병력을 집결시키지 않았단 말인가. 돈바스 지역(우크라이나 동부)에 10만~12만5천명의 병력을 집결시켰다"고 응수했다.

cjyo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