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운동 첫날 이례적 '배우자 실종'…공개 활동 언제 나설까

김혜경, 부산·호남 비공개 방문…김장환 목사 만난 김건희, 예술·종교 활동 검토

김미경 코로나 확진, 이승배는 '동행 유세'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한지훈 강민경 기자 = 22일간의 20대 대통령 선거 공식 선거운동의 막이 15일 올랐지만, 양강 후보자의 배우자가 이례적으로 공개 석상에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통상 대선 후보의 배우자는 후보의 주요 '조력자'로서 빽빽한 별도 일정을 소화하지만, 이번 대선에서 유력 주자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배우자 김혜경 씨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 씨는 둘 다 이른바 '배우자 리스크'의 당사자가 된 상황이다.

김혜경 씨의 경우 최근 과잉 의전 논란과 법인카드 유용 의혹이 불거지며 대외 일정을 전면 중단한 바 있다.

김건희 씨 역시 경력 위조 논란에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등을 받는 상황이라 몸을 낮춘 상태다.

김혜경씨는 사실상 일정 재개 쪽으로 가닥을 잡고 이날 영호남을 찾은 것으로 전해졌지만, 당 차원에서 구체적인 동선과 그 내용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다. 김건희씨의 경우 구체적 등판 시점을 놓고 고민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배우자의 활동은 투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일반적인 만큼, 두 사람 다 조만간 지원 활동에 본격 나서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 김혜경, 부산·호남 갔지만 구체 내용 함구…"공개 시점은 미정"

이른바 '의전 논란'과 관련해 지난 9일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대국민 사과를 한 뒤 자숙을 이어갔던 이 후보의 배우자 김혜경 씨는 이날 부산과 호남에서 비공개 활동을 재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대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김 씨는 이날 남편인 이 후보를 따라 부산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0시 부산항 선거운동이나 9시 유세 현장에서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당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김 씨는 이날 광주로 넘어가 며칠간 호남에 머무를 방침이다.

김 씨는 이 기간 지역 종교계 및 시민단체 등 여론 주도층과의 만남을 고려 중이다.

다만 선대위는 김 씨의 일정 가안도 철저히 비밀에 부치며 언론과 '숨바꼭질'을 하고 있다.

실제 이날 오전 김 씨 행보에 대한 소식이 언론에 공개되자, 선대위 공보단 관계자는 이날 당사에서 "김 씨의 공식 활동은 공개든 비공개든 잡힌 바가 없다"며 공식적으로 부인하기도 했다.

이 관계자는 김 씨의 부산 방문 여부에 대해서도 "공식 활동도 아닌데 동선을 파악할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선대위 한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국민이 아직 김 씨에게 마음을 열 준비가 안 된 것 같아서 활동 내용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며 "천천히 조금씩 움직이려고 한다"고만 밝혔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여론의 추이 등을 살피며 김 씨의 활동 공개 시점을 정할 것으로 보인다.

◇ 김건희, 예술·종교 분야 공개 활동 검토…"시점 고민 중"

국민일보 보도에 따르면 김씨는 전날 서울 마포구 극동방송에서 극동방송 이사장인 김장환 목사를 만난 뒤 "문화·예술·종교 분야에서 공개 행보를 시작하라는 조언이 많아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아무것도 결정된 건 없다"며 "남편과 상의해보겠다"고 덧붙였다.

김씨가 지난 연말 허위 이력 논란과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한 뒤 모습이 포착된 건 처음으로, 공식선거운동 돌입 시점과 맞물려 관심을 모았다.

김씨는 "지금은 자숙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아직 제가 여러 가지로 부족함이 많아서 많이 성찰하고 있다"고 했고, 김혜경씨의 과잉 의전 논란에선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을 피했다.

김 목사와의 만남에 대해선 "많은 위로를 받아 스스로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씨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선대본부보다는 김씨 지인들 위주로 상식적인 조언을 하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선대본부 내부에서는 김씨가 윤 후보의 선거운동을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과 아직은 때가 아니라는 의견이 엇갈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가 일부 지지층을 중심으로 '팬덤'을 형성한 만큼 윤 후보와 시너지를 기대하는 이들이 유세 등의 일정에 동참하기를 바라고 있다.

다만 김씨가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낼 경우 여권이 '7시간 통화' 논란이나 무속 논란을 고리로 네거티브 공세를 본격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완전히 해소하지 못한 분위기다.

한 관계자는 통화에서 "결국 윤 후보가 최종적으로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김미경, 코로나 확진으로 입원…이승배는 '호남 유세' 동행

안 후보의 배우자 김미경 씨의 경우는 최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유세 활동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김 교수는 현재 병원에 입원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안 후보는 지난 13일 유튜브 기자회견에서 김 교수가 기저질환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전하며 "선거운동을 돕고 의료봉사를 하다가 이렇게 된 것 같다. 생각보다 증세가 좋지 않아 병원으로 이송 중이다"라며 울먹이기도 했다.

정의당 심상정 대선 후보의 배우자 이승배 씨는 이날부터 이틀간 심 후보의 호남 유세 현장에 동행한다.

이 씨는 이후에는 별도 일정을 진행, 전통시장 등 바닥 민심을 훑으며 심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할 계획이다.

km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