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텔레그래프 보도…"증인신문 다가오자 전략 바꿔 합의"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미성년자 성폭행 가해자로 지목된 영국 앤드루 왕자(61)가 피해자와 합의에 이른 가운데, 피해자 측에 지급하기로 한 금액이 195억원을 넘긴다는 영국 신문의 보도가 나왔다.

15일(현지시간) 일간 텔레그레프는 자체 취재 끝에 앤드루 왕자가 피해자 버지니아 주프레에 대한 합의금과 피해자 측 자선단체에 내기로 한 금액 합이 1천200만파운드(약 195억원)을 초과한다고 보도했다.

텔레그래프는 이같이 파악한 경위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날 양측은 공동성명을 내고 민사소송 개시 전 합의를 이뤘다고 발표했지만, 합의금 액수는 밝히지 않아 여러 추측이 오가고 있다.

앞서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은 왕실 소식통을 인용해 앤드루 왕자가 지출하는 금액이 750만파운드(약 122억원) 정도라고 보도했었다.

일간 가디언은 "해당 금액이 750만파운드라는 확인되지 않은 보도도 있지만, 법조계는 1천만파운드(약 162억원)를 초과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텔레그래프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개인적으로 소유한 랭커스터 영지에서 거둔 수입을 토대로 아들 앤드루 왕자에 자금을 보탤 것이라고 전했다.

이는 앤드루 왕자의 추문과 사법 절차로 인해 올해 여왕 즉위 70주년(플래티넘 주빌리)으로 경사를 맞은 분위기를 망치지 않기 위해서라고 덧붙였다.

보도에 따르면 이번 합의는 양측이 최소 10일 간 협상한 결과물로, 지난 12~13일에 이뤄졌다.

미국 사법 절차상 앤드루 왕자가 상대 측 대리인에게서 신문을 받게 되는 날이 오는 3월 10일로 잡히자, 앤드루 왕자 측에서 전략을 바꾸고 합의를 시도한 것이라고 텔레그래프는 설명했다.

앤드루 왕자는 지난 2001년 미국의 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과 함께 당시 17세 미성년자였던 미국 여성 주프레를 성폭행했다는 혐의를 받았지만, 이를 부인해왔다.

실제로 합의와 함께 공개된 양측의 성명에서도 앤드루 왕자는 혐의를 인정하는지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앤드루 왕자는 성명에서 미성년자 성폭행범인 엡스타인과의 친분을 후회한다는 뜻과 함께 "주프레와 다른 피해자들의 용감함에 찬사를 보낸다"고 밝혔다.

앤드루 왕자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차남으로, 지난 2019년 성범죄로 체포된 뒤 자살한 엡스타인과의 친분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특히 뉴욕에서 민사소송이 열리게 되자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은 차남인 앤드루 왕자의 군 직함을 박탈했다.

합의 이후 앤드루 왕자가 이를 회복할 수 있을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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