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러 외무장관, 러의 우크라 국경지대 일부 회군 발표 후 통화

양측 모두 '외교 해법' 강조…구체적인 접근법에선 입장차 뚜렷

(워싱턴·모스크바=연합뉴스) 김경희 유철종 특파원 = 미·러 외무장관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예상일로 미국이 지목한 16일을 하루 앞두고 전화통화를 하고 긴장 완화 방안을 논의했다.

미 국무부는 15일 보도자료를 통해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의 통화 사실을 밝히고 "블링컨 장관이 외교적 해법을 추구하겠다는 방침을 지속할 것이라는 점을 재확인했다"고 전했다.

블링컨 장관은 또 "지난달 러시아에 전달한 제안에 대한 러시아의 서면 입장을 받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러시아가 언제라도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능력이 있다는 데 대한 지속적 우려를 거듭 밝히고 검증 가능하고 신뢰할 수 있으며 의미 있는 긴장 완화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고 국무부는 전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와 함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신속하고 혹독하며 대서양 국가를 아우르는 대응을 초래할 것이라는 점을 재확인하는 한편 외교적 해법에 여전히 전념하고 있으며 위기를 평화롭게 풀기 위한 창은 여전히 열려 있다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러시아 외무부도 이날 보도문을 내고 미국 측의 요청으로 두 장관의 통화가 이뤄졌다면서 "라브로프 장관은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측에 전달된 (러시아의) 안전보장 제안과 관련한 협의를 계속하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이어 "라브로프 장관은 미국과 그 동맹국들의 수위를 높이는 공격적 발언들이 용납될 수 없다고 지적하고, 러시아가 제기한 모든 문제에 대해 '안보 불가분성 원칙'에 기초한 실용적 대화를 촉구했다"고 설명했다.

안보 불가분성의 원칙은 다른 나라의 안보를 희생해 자국의 안보를 추구해선 안 된다는 원칙이다.

러시아는 미국과 나토가 이 원칙에 기초해 러시아의 안전보장 요구를 수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러시아 외무부는 미·러 외무수장들이 다양한 수준에서의 향후 접촉 일정에 대해 논의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러시아는 이날 우크라이나 접경지대에 배치한 부대 일부가 훈련을 마치고 본진으로 복귀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병력이 어디에서 얼마나 철수한 것인지 공개하지 않았으나 러시아가 군병력 규모를 축소했다고 밝힌 것은 최근 몇 주 사이 처음 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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