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주말 접촉 시도할 듯…尹, 27∼28일엔 경북·강원行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김동현 이은정 기자 =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측은 25일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측과 단일화 불씨를 되살릴 방안을 고심하는 분위기다.

이미 결렬을 선언한 안 후보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윤 후보가 어떻게든 담판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투표용지 인쇄를 앞둔 이번 주말이 분수령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지난 주말 안 후보가 "정치 모리배짓", "제 진심이 짓밟혔다" 등 강한 어조로 윤 후보를 비판하며 "저의 길을 가겠다"고 선언한 가운데, 윤 후보가 연락을 해올 경우 회동에 나설지 주목된다.

국민의힘 관계자들에 따르면 대선 승리를 위해 단일화를 성사시켜야 한다는 게 당내 전반적인 기류로 평가된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윤 후보가 확실한 우위를 점하지 못하는 가운데 단일화 없이는 불안하다는 게 가장 큰 이유다.

한국갤럽이 지난 22∼24일 전국 만 18세 이상 1천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이날 발표한 결과(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에서도 이 후보의 지지율은 38%, 윤 후보는 37%로 초접전이다.

지난달 4∼6일 조사부터 시작된 윤 후보의 지지율 상승이 6주 만에 처음 꺾였는데 단일화 결렬이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 나왔다.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지금 단일화보다 더 중요한 게 어디 있나. 우리가 계속 안 후보에게 구애해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연일 안 후보를 향해 '러브콜'을 보내는 것도 위기감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그러나 국민의힘이 여전히 공개적으로 안 후보의 사퇴를 통한 단일화를 주장하고 있고, 안 후보는 "이미 시간이 다 지났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양측 간 접점찾기가 쉽지는 않아 보인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KBS라디오 인터뷰에서도 "만약에 안철수 대표가 뭐 출마를 포기한다든지 한다면 그에 대해 적절한 예우를 하겠다가 공식적인 저희 입장"이라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런 상황에서 결국 윤 후보가 직접 나서서 안 후보를 설득하는 방법밖에 없다는 게 당내 대체적인 시각이다.

윤 후보도 최근에 다시 주변에 "나한테 맡겨달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권교체의 대의명분에 뜻을 같이하자는 진정성을 부각하면서 자연스럽게 집권시 국정운영에 동참할 길을 열어주는 방식으로 안 후보의 단일화 결단을 설득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윤 후보가 진전된 제안 방안을 놓고 고민한다는 얘기도 들린다.

정치권에서는 오는 28일부터 시작되는 투표용지 인쇄 이후에는 단일화 효과가 반감되는 만큼 윤 후보가 주말 담판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윤 후보의 현재 일정을 고려하면 서울·인천 유세가 예정된 26일이 가장 유력해 보인다.

27일에는 열정열차를 타고 경북 거점을 순회한 뒤 현지에서 1박을 하고 28일 강원을 방문할 예정이다.

마침 안 후보도 26일에는 서울에서 유세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라 윤 후보와 동선이 일부 겹친다. 27∼28일에는 1박2일간 지역 일정을 소화할 계획이다.

완주 의지를 피력해온 안 후보가 윤 후보를 만나러 지방을 찾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점에서 '26일 담판' 외에는 뾰족한 여지가 없다는 분위기다.

정치권에서는 접촉 방식도 중요하다고 본다.

안 후보는 예고 없는 자택 방문 등 보여주기식 만남에 거부감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윤 후보가 무작정 나타날 경우 역효과를 낼 수도 있다는 관측도 있다.

국민의당에서는 결국 윤 후보가 안 후보에게 직접 단일화의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미 완주 입장을 수차례 밝힌 안 후보로서는 단일화 대화에 응하기도 부담스럽다는 점에서다.

안 후보는 전날에도 "단일화 시간은 지났다"고 단호히 선을 그은 바 있다.

국민의당 핵심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단일화는 밑에서 사람이 왔다갔다 한다고 될 일이 아니고, 후보가 정치력이 있으면 푸는 것"이라며 "전화를 안 받으면 수십번을 걸 정도로, 진정성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단 두 후보 모두 이날 저녁에 예정된 TV토론을 앞두고 별 일정 없이 토론 준비에 매진하고 있다.

보는 눈이 많은 토론장에서 단일화 문제를 논의할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윤 후보가 모처럼의 자리에서 안 후보와 교감을 형성하며 추후 만남 약속을 끌어낼지 주목된다.

한편, 전직 국민의당 지역위원장 40여명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26~27일이 실질적으로 마지막 단일화 기간이다. 정치교체, 시대교체를 위해 야권 통합을 반드시 이뤄달라"며 야권 단일화를 촉구하면서 윤석열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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