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 러 성장률 2%→-7% 하향 조정…"전쟁 내년까지 갈 수도"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응해 서방이 부과한 제재가 러시아 경제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보다 더 큰 타격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미국, 유럽연합(EU) 동맹이 러시아 은행과 기업에 부과한 제재가 러시아 금융시장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며 시간이 갈수록 러시아 경제 전반에 더 큰 피해를 줄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2일(현지시간) 전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올해 러시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2% 증가에서 7% 감소로 하향 조정했다.

러시아 경제는 전세계가 코로나19로 타격을 받은 2020년 3% 역성장했지만, 지난해에는 4.5% 성장한 것으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다른 국가와 무역 연관성이 크지 않다는 점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이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러시아가 전세계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5%, 유로존과 영국의 대러 수출 비중은 각각 2.9%, 0.9% 수준이다.

그러나 이번 전쟁으로 에너지 가격이 급등했고 이러한 상승세가 이어진다면 높은 물가상승률이 가계와 기업을 강타해 전세계 경제가 둔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전세계가 코로나19 대유행에서 아직 완전히 빠져나오지 않았다는 점도 우려 요인이다.

러시아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원유 수출국이자 최대 천연가스 수출국으로, 이날 국제유가는 배럴당 114달러에 근접해 2014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침공당한 우크라이나가 받을 타격은 훨씬 심각하다.

과거 전쟁 피해국의 사례를 고려하면 우크라이나 경제는 최대 60%가 급감할 수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 견해다.

전문가들은 서방의 강력한 제재와 함께 전쟁이 길면 2023년까지 계속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러시아가 가스 공습 제한으로 보복한다면 러시아 GDP는 내년에도 7% 급락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영국 경제연구소인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인네스 맥피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급변하는 상황을 고려할 때 일자리와 성장에 대한 타격을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면서도 "제재 상황이 장기화하면 경제 상황이 악화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noma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