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랑카, 외화 보유고 바닥 석유 수입 못 해
26년만에 최장 순환 단전, 독립후 최악 경제난

인도양의 섬나라 스리랑카가 국가 수립 후 최악의 경제 위기로 빠져들고 있다. 외화가 고갈되면서 '국가 부도' 이야기가 나오는 가운데 석유 부족에서 비롯된 단전·대중교통 마비에 물가 폭등까지 겹치면서 국가 경제 전체가 붕괴 위기에 직면한 분위기다.

스리랑카 전력 당국은 지난 1일 전국의 순환 단전 시간을 하루 약 5시간에서 7시간 반으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연료가 모자라 일부 화력발전소가 가동을 중단한 가운데 가뭄으로 인해 수력발전소까지 정상적으로 가동되지 못해 전력이 크게 부족해졌기 때문이다. 스리랑카의 하루 7시간 반 순환 단전은 1996년 이후 26년 만에 처음이다.

이런 상황이 발생한 것은 정부의 외화 보유고가 바닥나면서 석유를 들여오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다야 감만필라 스리랑카 에너지부 장관은 지난달 26일 최근 상황에 대해 1948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이후 최악의 경제 위기라고 말했다.

실제로 국영 석유회사인 CPC의 석유 재고는 4일 치밖에 남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택시와 버스는 운행을 멈췄다.

영버스사업자협회장인 게무누 위제라트네는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대중교통이 붕괴하고 전체 경제가 마비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