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이게 혁신이냐" 비판도…윤호중 "맡겨달라" 호소하며 눈물도

'윤호중 비대위' 내주초 출범…초재선·여성·청년 등 '7명+α'

(서울=연합뉴스) 고상민 김수진 홍준석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3·9 대선 패배' 후폭풍에 휩싸였다.

11일 오후 3시간 동안 열린 의원총회에서 대선 패배의 원인을 놓고 설왕설래가 이어졌고 내주 출범 예정인 '윤호중 비대위' 체제에 대한 강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전날까지만 해도 '포스트 대선' 체제를 놓고 잠잠했던 내부 목소리가 시차를 두고 의총 무대에서 동시다발로 분출한 것이다.

일부 의원들은 현 지도부인 윤호중 원내대표가 비상대책위원회를 이끌기로 한 것이 당헌·당규상 문제가 있다는 지적에서부터 이른바 '질서 있는 수습' 방식을 택한 것 자체가 안일하다는 우려를 내놨다.

수도권 중진 의원은 의총 후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발언자 70% 이상이 윤호중 비대위로는 안 된다는 분위기였다"며 "본인(윤 원내대표) 앞에서 이러는 것은 너무하니 내가 그만들 하자고 했다"고 말했다.

한 초선 의원은 "곧 새 원내대표를 뽑는데 기존 원내대표가 계속 비대위를 이끈다는 것은 월권이자 불법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며 "현 대응 방식이 안일하다 등 별의별 이야기가 다 오갔다"고 했다.

윤 원내대표는 이같은 우려에 "할 일을 해내겠다"며 눈물까지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여성 의원들 사이에선 비대위원의 절반을 여성으로 채워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고 한다.

의총장 밖에서는 대선 패배에 대한 '인적 책임론'도 제기됐다.

김두관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민주당이 가장 먼저 할 일은 읍참마속"이라며 "조국 사태 책임자, 윤석열 검찰총장 추천인, 부동산 실패 책임자들을 과감하게 정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이재명 전 대선후보의 6월 지방선거 역할론(이광재 의원)도 제기되는 등 지도부 공백 하에 백가쟁명식 주장들이 터져 나오며 혼란상을 드러냈다.

그룹별 의원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초선 그룹인 '더민초'와 '처럼회'는 이날 각각 모임을 하고 자체적인 대선 패인 분석과 아울러 향후 당의 진로와 관련해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계파 간 책임 소재 문제가 불거지며 당내 갈등이 더 증폭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고개를 들고 있다.

전재수 의원은 CBS 라디오에서 "이제 비대위를 꾸렸기 때문에 질서 있게 정돈된 모습으로 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꼴뚜기 뛰듯 여기저기서 이래야 한다, 저래야 한다, 이렇게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윤호중 비대위'는 비대위원 인선에 박차를 가하며 내주 초 '출항' 준비에 본격 돌입했다.

비대위는 중앙위원회 추인을 거쳐 늦어도 14일에는 공식 출범하겠다는 계획이다.

윤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직을 맡은 가운데 비대위는 총 7명에서 많게는 9명으로 구성될 것으로 보인다.

비대위원장과 초재선, 3·4선 중진, 그리고 청년과 여성, 노동 등 인사들이 1명씩 참여하는 구조로 가닥을 잡았다고 한다. 이달 말 선출되는 새 원내대표도 당연직으로 들어온다.

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비대위 구성과 관련,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를 지지한 1천160만 명을 대변할 수 있는 분들로 꾸리려고 한다"며 "위원이 너무 많으면 몸집이 무거울 수 있으니 적정 수준으로 하자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여성 몫 비대위원으로 'n번방 추적단 불꽃' 활동가 출신인 박지현 여성위원회 부위원장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윤 원내대표는 이날 의총 후 기자들과 만나 "비대위 문제는 지도부가 결정한 사안을 존중하자는 것으로 마무리가 됐다"며 "가능하다면 오는 일요일(13일)까지 구성을 마치고 월요일(14일)에는 비대위가 완전체로 활동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goriou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