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속 3m 박힌 불발탄 꺼내…"내출혈에 코·귀 피나게 하는 파괴력"

"미얀마선 못 보던 것"…쿠데타 이후 세르비아서 수입됐을 가능성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미얀마 쿠데타 군부가 공습 과정에서 세르비아에서 들여온 강력한 파괴력을 지닌 열압력탄을 사용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현지 매체인 미얀마 나우는 동부 카야주에서 지난 15일 대형 불발탄이 발견됐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불발탄은 지난 8일 미얀마군이 전투기를 이용해 공습하면서 카야주 데모소구 한 마을의 교회 인근에 떨어뜨린 두 개의 폭탄 중 하나라고 매체는 현지 무장투쟁 세력을 인용해 전했다.

터지지 않고 땅속 3m 정도 깊이에 박힌 이 불발탄을 카야주 무장세력인 카레니민족방위군(KNDF)이 꺼냈다.

불발탄의 무게는 약 250kg 정도로, 너무 무거워 불도저로 땅을 판 뒤 철제 체인으로 끌어냈다.

공개된 사진을 보면 이 폭탄은 세웠을 때 성인 키만 한 길이다.

군에 복무하다 무장투쟁 세력에 합류한 이들은 불발탄에 대해 미얀마 내에서 생산된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공군 장교로 복무했던 텟 나잉 아웅은 "우리는 이 폭탄을 FAB 폭탄이라고 부른다. 폭발 당시 산소를 사용해 열파를 발생하고 고압을 방출한다"며 열기압 폭탄의 일종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엄청난 고압은 폭발 지역 근처에 있는 사람들에게 내출혈과 함께 코나 귀에서 피가 나오게 할 수 있다"며 "정말로 파괴력이 크다"고 덧붙였다.

북부 카친주 미치나 공군사령부에서 9년간 복무했다는 그는 이 폭탄은 국제적으로도 '잔혹한 무기'로 간주하며, 자신이 아는 한 미얀마에서는 사용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방위사업체에서 복무하다 지난해 5월 반군부 투쟁에 합류한 깐 코도 대위도 "공장에서 이런 종류 폭탄을 본 적이 없다. 공군이 해외에서 직접 수입한 것 같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벙커나 동굴, 참호 속에 숨어있는 무장투쟁 대원들을 겨냥해 사용했다고 본다"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 미얀마 나우는 자체적으로 입수한 서류에 따르면 지난해 2월 쿠데타 이후 세르비아에서 생산된 고성능 폭탄 또는 FAB 폭탄과 미사일 60톤가량을 군부가 구매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또 세르비아 탐사 저널리즘센터·발칸탐사보도 네트워크 등이 지난달 공동으로 펴낸 보고서를 인용, 세르비아가 지난해 1월과 2월 두 차례에 걸쳐 미얀마에 비유도 로켓 2천500기 이상을 수출했다고 보도했다.

이 보고서는 지난 1월 카야주 로이꼬 공습 당시 사용된 로켓이 영상과 사진 증거로 볼 때 세르비아가 수출한 것과 동일하다고 판단했다.

앞서 톰 앤드루스 유엔 미얀마 인권특별보고관은 지난달 22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중국과 러시아 외에도 세르비아가 쿠데타 이후 로켓과 포를 미얀마에 수출했다고 지적했다.

미얀마 군부는 문민정부 압승으로 끝난 지난 2020년 11월 총선이 부정선거였다고 주장하며 지난해 2월1일 쿠데타를 일으켜 권력을 잡고 반군부 인사들을 유혈 탄압해 왔다.

태국에 본부를 둔 인권단체 정치범지원협회(AAPP)에 따르면 쿠데타 이후 1천670명가량이 목숨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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