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김재원,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나" 金 "이준석 초안은 35% 감점"

공관위 최종 의결 주목

(서울=연합뉴스) 이슬기 기자 =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천관리위원회 구성에 돌입한 국민의힘이 '현역의원 10%·무소속 출마 이력 15% 감점' 공천심사 규칙을 놓고 내홍에 휩싸였다.

해당 지침이 조만간 대구시장 출마가 점쳐지는 홍준표 의원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면서 내분의 뇌관으로 작용하는 모양새다.

김재원 최고위원이 23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준석 대표가 최종 25% 감점 지침보다 더 큰 35% 감점안을 갖고 왔다"는 취지로 이 대표에게 화살을 돌리자, 이 대표는 페이스북에 "김재원 최고위원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고 한다"며 맞받아졌다.

앞서 최고위는 지난 21일 비공개 회의에서 이번 지방선거 광역단체장 출마 후보자에 대한 공천 시 현역의원에겐 10%, 최근 5년간 무소속 출마 이력이 있는 경우엔 15% 감점한다는 내용의 심사 규칙을 의결했다.

당시 최고위는 정치적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엇갈리는 사안인 점을 고려해 ▲ 현역의원 10% ▲ 무소속 출마 이력 15% 심사규칙을 놓고 각각 무기명 투표를 부쳤다. 전자엔 최고위원 7명 중 6명이 찬성했고, 후자엔 4명이 찬성해 가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내용이 최고위를 통과하자, 홍 의원은 즉각 반발했다.

현역의원이자 21대 총선에서 탈당해 대구 수성을에서 무소속 출마한 이력이 있는 홍 의원은 지방선거 출마 예정 후보 중 유일하게 25% 감점 페널티를 떠안게 됐기 때문이다.

당내에서도 공천 심사 규칙의 공정성에 의문을 표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권성동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최고위원회 결정은 누가 봐도 특정인을 염두에 둔 결정이라고 보여진다. 저는 공정하지 못하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당 일각에선 김재원 최고위원이 비공개 최고위에서 홍 의원에게 페널티를 주는 방향으로 공천 지침이 의결되도록 방향을 잡은 것 아니냐는 말도 흘러나왔다. 대구시장 출마를 선언해 '선수'가 된 김 최고위원이 규칙을 만드는 데 참여한 것이 부적절하다는 취지다.

당장 홍 의원은 페이스북에 4건의 글을 연달아 올리며 "이해당사자가 주도해 표결에 참여한 것은 법률상 당연무효 사유이고, 그 '사술 표결'에 참석한 사람은 지방선거 출마를 해선 안 된다"며 김 최고위원을 겨냥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 대표가 갖고 온 초안에는 탈당 경력자 25% 감산이 있었다"며 이 대표에게 화살을 돌렸다.

이 대표가 무소속 출마 이력자 25% 감점, 현역의원 10% 감점을 합해 총 35% 감점을 담은 초안을 가져온 상황에서 최고위에서 결과적으로 이보다 낮은 총 25% 감점안을 통과시켰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러자 이 대표는 "김재원 최고위원이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고 한다"며 "저는 현역의원 광역단체장 출마자에 대한 페널티 미부과 등에 대해 일관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자꾸 당 대표에게 떠넘기기를 시도해 공천에 대한 잡음을 만들지 않았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회의에서 김재원 최고위원은 '아직 (나는) 출마할 가능성이 많지 않다. 이해당사자로 보지 말아달라'는 언급까지 하면서 논의에 참여했다"라고도 덧붙였다.

이런 논란 속에 최고위에서 의결한 공천심사 규칙이 향후 구성될 공천관리위원회에서 최종적으로 의결될지 주목된다.

공정성 시비가 이는 만큼, 공관위에서 공천룰을 내용을 조정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국민의힘은 정진석 공관위원장을 필두로 공관위원 구성에 들어갔다. 합당을 앞둔 국민의당에서 추천한 김근태 청년 최고위원과 윤영희 부대변인이 국민의힘 공관위에 최종 합류할 가능성도 있다.

최고위 의결에 참여했던 정미경 최고위원은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의 공관위가 구성되면 거기서 한 번 들여다볼 수 있다"며 최고위의 공천심사 규칙이 추후 공관위의 결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wis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