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우크라군 훈련" 언급에 미군 "지원물자 관련 조언" 해명

"F-18 전투기 10대, 해병 200명 리투아니아 등 동유럽 추가 배치"

(워싱턴=연합뉴스) 이상헌 특파원 = 미군이 러시아의 침공에 맞선 우크라이나군에 일부 '훈련'을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29일(현지시간) 알려졌다.

CNN은 폴란드 주둔 미군이 서방에서 우크라이나로 보내고 있는 무기 및 장비의 사용법을 우크라이나군 측에 교육하고 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우크라이나군이 사용해보지 못한 무기나 장비의 활용법을 알려주고 있다는 것으로, 이는 간접적으로나마 우크라이나를 도우려는 미국 지원 활동의 일환이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도 직접 우크라이나로 병력을 보내지 않고 있다. 그럴 경우 서방과 러시아 간의 군사 충돌을 야기해 자칫 세계 대전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다.

대신 서방은 대전차 미사일 '재블린'과 휴대용 지대공 미사일 '스팅어' 등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의 공격을 효과적으로 방어할 수 있는 무기 등을 집중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폴란드는 우크라이나와 접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최전방 국가로, 서방의 우크라이나 지원 물자는 주로 이곳을 통해 들어간다.

앞서 전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주 폴란드를 방문해 현지에 파견된 미군을 상대로 했던 발언들을 떠올리면서 "우리는 폴란드에 있는 우크라이나군 훈련을 돕는 것에 대해 얘기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소식통은 바이든 대통령이 폴란드 방문 기간에 미군으로부터 우크라이나군에 전술 무기 교육을 지원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고받았다고 전했다.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무기 등을 지원한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어서 문제 될 게 없지만, 우크라이나군을 직접 훈련한다는 것은 자칫 미군의 직접적인 군사개입으로 비쳐질 소지가 없지 않아 또 다른 논란의 불씨가 될 수도 있다.

이에 백악관 당국자는 "폴란드에는 정기적으로 미군과 교류하는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있는데 대통령은 그것을 언급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미군이 폴란드 미군기지에서 실제로 우크라이나 측에 일부 교육을 제공하고 있지만, 이는 공식훈련은 아니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존 커비 국방부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폴란드 주둔 미군이 우크라이나군에 무기를 넘길 때 협력하고 있지만, 이는 전통적 의미의 훈련이 아니라고 말했다.

한 소식통은 "이런 교육은 폴란드에서 선적된 무기를 가져가는 우크라이나 병력에 서방이 보내는 재블린 등 일부 장비 사용법을 보여주는 것처럼 전술적이고 순간적인 것"이라고 전했다.

나토 동맹군 최고사령관인 토드 월터스 미군 유럽사령관은 이날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미국은 우크라이나로 들어가는 물자에 관한 '조언과 지원'을 제공하지만, 현재 폴란드에서 우크라이나 병력을 훈련하고 있지는 않다고 밝혔다.

월터스 사령관은 "우리는 정보·첩보 공유에서 인상적인 진전을 이뤘고, 지원 물자에 대한 우리의 조언과 지원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미 국방부는 리투아니아 등 동유럽에 전투기와 미군 병력을 추가로 배치한다고 밝혔다.

커비 대변인은 "(미 노스캐롤라이나주) 체리 포인트에 본부를 둔 제28해병 항공통제단의 지휘통제 부대 병력 약 200명이 리투아니아로 재배치됐다"며 "그들은 지금 리투아니아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뷰포트에서 F-18 전투기 10대와 해병 수송기 C-130 2대가 동유럽에 재배치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honeyb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