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사태' 이후 줄줄이 좌천 인사…법무 장관으로 화려한 복귀

윤 당선인 "독립운동처럼 해온 사람" 무한 신뢰

(서울=연합뉴스) 김주환 기자 = 윤석열 정부 첫 법무부 장관에 지명된 한동훈(49) 후보자는 윤 당선인의 최측근이자 '엘리트 특수부 검사'로 꼽힌다.

서울 출신으로 서울 현대고·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한 후보자는 대학교 4학년인 1995년에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1998년 사법연수원을 27기로 수료하고 공군 법무관을 거쳐 2001년 서울지검(현 서울중앙지검) 검사로 공직 생활을 시작했다.

한 후보자는 검사 생활 3년 차인 2003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중수부)로 발령 나면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처음 인연을 맺었다. 대검 중수부 시절 SK 분식회계 사건, 대선 비자금 사건, 현대차 비리 사건, 외환은행 론스타 매각 사건 등 굵직한 수사를 윤 당선인과 함께했다.

초임 검사 시절부터 특수 수사에 두각을 드러낸 한 후보자는 이명박 정부 때인 2009년부터 2011년까지 대통령 민정수석비서관실에서 근무하기도 했다.

이어 법무부 검찰과, 대검찰청 정책기획과장, 서울중앙지검 초대 공정거래조세조사부장, 검찰총장 직속 부패범죄특별수사단 2팀장 등 법무부와 검찰에서 요직을 거쳤다.

2016년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사건이 터졌을 때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에서 당시 수사팀장이던 윤 당선인과 다시 호흡을 맞춰 성공적인 수사 결과를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17년 문재인 정부 취임 후 윤 당선인이 서울중앙지검장에 취임하자, 한 후보자는 반부패·특수수사를 총괄하는 3차장검사로 발령돼 윤 당선인을 보좌했다.

3차장검사 시절 이명박 전 대통령이 자동차 부품업체 '다스'의 실소유주라는 걸 밝혀내며 그를 구속시켰고,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의 사법 행정권 남용 의혹도 수사해 전·현직 고위 법관들을 대거 재판에 넘겼다.

윤 당선인과 한 후보자 간 인연은 계속됐다. 윤 당선인이 2019년 문재인 정부 두 번째 검찰총장으로 임명되자 한 후보자는 검사장으로 승진해 전국 주요 수사를 지휘하는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수사를 지휘하면서 윤 당선인과 함께 문재인 정권에 '찍히게' 된다.

결국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취임 후 처음 단행한 검찰 인사에서 한 후보자는 부산고검 차장검사로 좌천됐다. 뒤이어 채널A 사건까지 터지면서 한 후보자는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재차 좌천됐다.

이후 벌어진 검찰 수사 과정에서 정진웅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이 압수수색 도중 한 후보자를 밀어 넘어뜨려 '독직폭행' 논란이 일기도 했다.

당시 수사팀은 이동재 전 채널A 기자를 강요미수 혐의로 기소했지만 한 후보자 사건은 '휴대전화 포렌식이 끝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처리를 미뤄왔다. 그사이 한 후보자는 박범계 장관이 단행한 인사에서 또 한 번 사법연수원 부원장으로 좌천 발령이 났다.

그러다 지난 3월 대통령 선거에서 윤 당선인이 선출되면서 한 후보자의 명예 회복 기회가 돌아왔다.

윤 당선인 역시 후보 시절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 후보자를 가리켜 "이 정권의 피해를 보고 거의 독립운동처럼 (정권 수사를) 해온 사람"이라며 "그가 중앙지검장이 되면 안 된다는 이야기는 일제 독립운동가가 정부 주요 직책을 가면 일본이 싫어하기 때문에 안 된다는 논리와 똑같다"고 말해 그를 중요 보직에 기용할 뜻을 내비쳤다.

결과적으로 '칼'을 쓰는 서울중앙지검장은 아니지만 한 후보자는 법무부 장관으로 화려하게 복귀하게 됐다. 자신을 좌천시킨 추미애·박범계 장관의 뒤를 잇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됐다. 한 후보자는 최근 채널A 사건에서도 무혐의 처분을 받아 법적 리스크도 벗어났다.

한 후보자의 아내는 진은정 김·장 법률사무소 외국변호사이며, 장인은 진형구 전 대전고검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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