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 사저 준공과 함께 지산리 5개 마을, 600가구에 떡 인사

김정숙 여사, 취임 전 살던 매곡마을 주민들과 작별 차담회

경호처 물품부터 도착해 본격적인 이사 준비

(양산=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퇴임을 20여 일 남겨두고 사저 준공승인이 나면서 문 대통령 내외가 이웃이 될 주민들에게 이사떡을 돌리는 등 입주 준비가 빨라지고 있다.

19일 양산 사저에는 문 대통령 내외와 사저 경호를 책임질 경호처 물품으로 보이는 용품들이 처음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양산시는 전날 문 대통령 측이 지난 11일 사저 신축공사가 끝났다며 사용승인 신청을 한 양산시 하북면 지산리 평산마을 새 사저 사용을 승인했다.

이날 대형 트럭이 서랍, 의자, 책상, 옷장 등 각종 사무용품, 가구류를 싣고 와 사저에서 50여m 떨어진 빈터에 내려놨다.

작업자들은 "서울에서 짐을 싣고 내려왔다"고 말했다.

사무용품, 가구 포장에 무궁화 형태 정부 마크와 '정부조달 물자'라고 인쇄되어 있어 문 대통령 내외가 쓰기보다는 경호처 물품으로 보인다.

큰 트럭이 아직 마무리 외부 공사 중인 사저·경호처까지 들어갈 수 없어 내려놓은 짐을 작은 트럭이 다시 실어날랐다.

문 대통령 측과 경호처는 이번 주부터 본격적으로 서울과 대통령 취임 전 머물던 매곡마을 사저에서 짐을 순차적으로 빼 평산마을 새 사저로 운반할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는 경호처부터 짐을 옮기기 시작한 이날 오후 기존 사저가 있는 양산시 매곡동을 찾아 주민들과 작별 차담회를 했다.

김 여사는 사저와 가까운 6가구 주민들과 만나 매곡동을 떠나게 된 아쉬움과 그동안 이웃으로 지낸 소회 등을 이야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 기존 사저는 매곡동에서도 가장 외진 산지 끝자락에 있다.

문 대통령은 노무현 정부 청와대 근무를 마친 2009년 초 매곡동 건물과 부지를 사들인 후 입주했다.

'세상과 거리를 두면서 조용하게 살고 싶었다. 스스로를 유배 보내는 심정이기도 했다. 시골에서 살 곳을 찾았다. 그래서 고른 곳이 양산 매곡이다.'

문 대통령은 2011년 펴낸 자서전인 '운명'에서 경남 양산시 매곡동에 자리 잡게 된 이유를 이렇게 밝혔다.

퇴임 후 새 사저가 있는 평산마을로 가면 13년 만에 매곡동 주민들과 작별을 하는 것이다.

문 대통령 내외는 전날 지산리 5개 마을에 이사 떡을 돌리면서 미리 입주 인사를 했다.

사저가 있는 평산마을(50가구)과 주변 지산(90가구)·서리(130가구)·지내(70가구)·대원(270가구) 마을 등 지산리 5개 마을 600가구가 넘는 주민들에게 이삿떡을 전달했다.

평산마을과는 조금 떨어져 있지만, 평산마을로 향하는 도로가 지나는 대원마을 아파트 단지 입주민들에게까지 떡을 전달했다.

마을 이장들이 떡을 받아 주민들에게 전달했다.

'이웃이 되어 반갑습니다. 문재인 김정숙'이라고 적힌 이사떡 상자에는 팥시루떡, 약밥 등 3가지 떡이 들어있었다.

이사 시작과 함께 평산마을에는 문 대통령 새 사저를 보려는 사람들 발길이 이어졌다.

문 대통령 부부는 취임 전 거주하던 양산 매곡동 사저가 경호상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오자 2020년 4월 통도사 인근인 경남 양산 하북면 지산리 평산마을에 위치한 2천630.5㎡(795.6평) 규모 대지를 매입했다.

새 사저 공사는 지난해 4월부터 시작해 1년 만에 끝났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매곡동 사저 건물과 논 등을 26억여 원에 팔아 평산마을 새 사저 건축비용에 충당했다.

평산마을 새 사저는 이달 초 가림막이 철거되고 공사 폐기물을 반출하는 등 마무리 공사를 해왔다.

내부 인테리어 마감, 수도·전기·가스(LPG) 공급 등 생활에 필수적인 공사와 하자 보수, 입주 청소까지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seam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