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한 대표단·주한외교사절 행사공간…대체시설 확보 관건

(서울=연합뉴스) 김동현 정래원 기자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관저로 애초 검토됐던 한남동 육군참모총장 공관 대신 외교부 장관 공관을 유력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20일 외교부에서 당황한 기색이 감지된다.

외교부에 공관은 단순히 장관이 생활하는 곳이 아니라 외교활동에 필수적인 자산이기 때문이다.

외교부는 한국을 방문하는 각국 외교장관은 물론 주요 국제기구 인사, 의회 대표단 등을 공관으로 초청해 면담, 오·만찬, 연회 등 행사를 개최한다.

최근에도 각국에서 파견된 100여개 주한외교사절을 그룹별로 초청해 행사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는 광화문 청사에 회의 및 행사 용도의 공간을 보유하고 있지만, 편안한 분위기에서 타국 외교관과 친분을 쌓고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기에는 공관만한 장소가 없다는 게 다수 외교관의 평가다.

공관은 대지면적 1만4천710㎡(약 4천450평)에 건물면적 1천434㎡(약 434평)로 생활공간 외에 면담, 연회, 만찬 용도의 별도 공간을 갖춰 외교행사에 최적화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대면 행사 자체가 줄긴 했지만, 지금도 거의 매주 한두 차례의 외교 관련 행사를 진행한다고 한다.

외교 관례상 모든 공관 행사를 공개하지 않지만, 그간 주요 사례를 보면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지난해 9월 15일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오찬을 했다.

이밖에 지난해 폴 러캐머라 주한미군사령관(8월 24일), 미국 상원의원 대표단(6월 4일), 존 아퀼리노 미국 인도태평양사령관(6월 3일), 존 케리 미국 대통령 기후특사(4월 17일) 등을 공관에서 맞았다.

공관은 도심에서 다소 분리됐다는 점에서 코로나19 확산 국면에서도 유용하게 활용됐다.

강경화 전 장관은 2020년 7월 10일 압둘라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외교장관과 회담을 공관에서 했는데 코로나19 확산 이후 타국 외교장관의 첫 방한이라 방역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장소를 선정했다.

외교부는 아직 인수위로부터 공식 결정을 통보받지 못했지만, 새 공관 확보가 만만치 않을 수 있어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외교 소식통은 "장관공관은 외교행사가 주목적인 굉장히 중요한 공간"이라며 "현재 외교부에는 이를 대체할 시설이 없다"고 말했다.

인수위는 원래 검토했던 육군참모총장 공관이 너무 낡아 외교장관 공관 등으로 눈을 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장관 공관은 최근에 인테리어 공사를 해 시설 상태가 양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이 지난해 외교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외교부는 강경화 전 장관 재임 기간 공관 시설 보수 등에 9억5천여만원을, 정의용 장관은 취임 후 6개월 동안 3억2천여만원을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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