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행정부, 니코틴 함량 강제 규제 방안 추진…중독 안 되는 수준으로 제한

[뉴스인뉴스]

美 성인 13% 흡연자, 연 48만명 조기사망
20 여년 만에 가장 의미있는 흡연 규제안
담배업계 반발 걸림돌, 실제 시행 미지수

조 바이든  행정부가 담배에서 니코틴 성분을 대부분 제거하도록 강제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흡연으로 인한 사망을 줄이고 담배 중독을 예방하겠다는 취지다. 담배회사들은 즉각 반발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21일 성명을 통해 “담배에 함유된 니코틴을 중독되지 않는 수준까지 줄이는 규정 도입을 추진하겠다”며 “니코틴 최대 허용 수치를 규제하는 '담배 제품 표준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규정은 수입산 담배에도 적용된다. 

이번 정책은 올해 초 바이든 대통령이 향후 25년간 암 사망률을 절반으로 낮추겠다고 발표한 공약의 일환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998년 담배회사들이 흡연 관련 의료비 2,000억 달러를 주정부에 배상하기로 약속한 법적 합의 이후로 흡연 규제와 관련한 가장 큰 진전”이라고 평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조사 결과, 2020년 기준 미국 성인의 12.5%인 3,080만 명이 흡연자로, 매년 48만 명이 흡연과 연관된 질병으로 조기 사망한다. 담배로 인한 건강 관리 비용과 생산성 손실 비용은 연간 3,000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니코틴은 그 자체로는 암, 심장병, 폐 질환을 일으키는 성분은 아니지만 강력한 중독을 유발해 결과적으로 흡연자가 담배에 들어 있는 독성 물질을 들이마시게 된다. FDA는 2018년 국제학술지 뉴잉글랜드의학저널에 발표한 연구에서 니코틴 함량을 중독을 일으키지 않는 수준으로 줄이면 5년 안에 흡연자 1,300만 명이 담배를 끊을 수 있다는 결과를 얻었다. 장기적으로는 2100년까지 흡연율을 1.4%로 낮추고, 담배 관련 질병으로 인한 사망자를 800만 명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정책이 구체화되고 현실화되기까지 걸림돌이 적지 않다. 담배회사들은 니코틴 감축 조치가 금연에 효과적이지 않을뿐더러 애연가들이 니코틴 고함량 담배를 구하기 위해 밀수와 암시장에 의존할 위험이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말보로 제조사 필립모리스의 모회사인 알트리아는 “성인 흡연자들에게서 담배를 빼앗는 것보다 FDA에서 승인받은 금연 제품 관련 시장을 활성화하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언론들은 생존을 위협받게 된 담배회사들이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정책을 좌초시키거나 시행을 지연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담배회사들이 막강한 로비력을 발휘해 주요 담배 생산지를 지역구로 둔 의원들을 압박하면 11월 중간선거에서 쟁점으로 떠오를 가능성도 제기된다.
 

담배꽁초 가득 든 젖병 문 아기

[지금한국선]

독해진 담뱃갑 그림

담뱃갑 경고그림과 문구가 연말부터 더 간결하고 명확하게 바뀐다. 보건복지부는 20일 제4차 국민건강증진정책심의위원회를 열어 제4기 담뱃갑 경고그림과 문구를 확정했다. 
이번에 교체가 확정된 경고그림은 폐암과 후두암, 구강암, 심장질환, 뇌졸중, 간접흡연, 임산부 흡연, 조기사망, 성기능장애, 치아 변색, 궐련형 전자담배 등 11종이다. 주제별로 건강 위험을 강화하고 효과성과 익숙함 방지 등을 고려했다. 아동이 담배연기에 코를 막는 모습에서 영유아가 담배꽁초로 가득한 젖병을 물기 직전 모습으로 바꾼 간접흡연 그림이 대표적이다. 
경고그림과 문구가 바뀌는 건 사람들이 흡연으로 인한 피해에 익숙해지지 않도록 하고 효과성을 높이기 위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