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연합뉴스) 김현 통신원 = 미국 시카고 교외도시 하이랜드파크에서 4일 독립기념일 축하 행진 관람객들을 향해 총을 난사한 혐의를 받는 로버트 크리모 3세(21)의 아버지가 사건 발생 사흘만에 처음으로 심경을 밝혔다.

크리모의 아버지 로버트 크리모 주니어(57)는 7일 abc방송과 전화 인터뷰에서 "아들을 바르게 키웠다고 믿었다. 그 누구에게도 해를 끼칠 존재라 생각해보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으로 가족 모두가 큰 충격을 받았다. 악몽을 꾸고 있는 것만 같다"고 토로했다.

이어 "사건 전날 밤, 아들과 마당에 앉아 약 1시간 가량 행성과 우주, 사소한 주제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분위기가 좋았다"며 바로 다음날 발생한 일을 믿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사흘 전쯤 아내가 아들에게 '독립기념일에 특별한 계획이 있는지'를 물었고 아들은 '없다'고 간단히 답했다"며 "아들의 범행 동기를 짐작할 수가 없다. 이런 극단적이고 무의미한 폭력 행위를 왜 했는지 아들을 만나서 묻고 싶다"고 밝혔다.

크리모 주니어는 2019년 12월 19세였던 아들이 총기면허를 신청할 당시 서면 동의서를 써줬다.

이와 관련 크리모 주니어는 "합법적 절차에 따랐다. 그 자체에 대해 후회는 없다"고 말했다. 일리노이 주법상 총기면허 취득 대상은 만 21세 이상이며 21세 이하는 부모 또는 법적 보호자가 동의해야 한다.

일리노이주 총기면허 발급 당국인 주경찰은 이번 사건 후 크리모 주니어가 아들의 총기면허 취득에 동의한 사실과 관련해 책임을 물을 여지가 있는지를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아들이 총기면허 취득 절차를 밟는 것에 동의한 것"이라며 "문제가 있었다면 당국이 면허 발급을 거부했을 것이다. 그러나 아들은 신원 조회를 통과하고 총기면허를 발급받았다"고 주장했다.

크리모 주니어는 사건 발생 이후 희생자들과 유족에 대한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애도를 표한 후 "부상자 가운데는 나와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 사람도 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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