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교사 부족 심각, 대책 마련 부심…자격 미달 속출, 학생 학업 성취도 하락 우려

[뉴스진단]

일리노이주 학교 88% 가교사부족 사태
초임 인상, 이사 수당 지급 등으로 유혹
학위 없더라도 60학점 이수하면 채용도

미국의 교사 부족 현상이 심각해지면서 학교마다 교사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3일 보도했다. 미국 각 주는 주 4일 수업을 실시하거나 예비역 군인과 대학생을 교사로 채용하는 등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전국 차원의 통계는 없으나 개별 주들의 상황은 심각하다. 네바다주 교육위원회 추산에 따르면 8월 초를 기준으로 네바다주에서는 교사 3000명이 부족하다. 일리노이주 지역교육감협회는 지난 1월 보고서에서 일리노이주 학교의 88%가 교사 부족 문제를 겪고 있으며 2040개의 교사 일자리가 비어있거나 자격 미달이라고 밝혔다. 텍사스주 휴스턴의 경우에는 가장 규모가 큰 학구 5곳에서 제각기 200~1000명의 교사가 부족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스콘신주 매디슨 메트로폴리탄 학구의 칼튼 젠킨스 교육감은 교사들이 다른 주로 이사를 갈 경우 교육감들이 서로 정보를 공유하는 식으로 빈자리를 채우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교사들이 부족해진 것은 코로나19 기간 중 교사들의 번아웃, 저임금, 자존감 하락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본다. 

각 주는 교사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임금 인상, 교사 자격 완화, 교실 확대 등 여러가지 방법을 고안하고 있다.

학생 수가 32만명인 네바다주 클라크 카운티는 교사 초임 연봉을 7000달러 인상했다. 다른 주 또는 100마일 이상 떨어진 곳에서 이사를 오는 교사들에게는 ‘이사 수당’으로 4000달러를 지급한다. 또 일정 기간 이상 근무할 경우에는 최대 5000달러의 ‘유지 수당’도 준다. 그럼에도 교사가 부족해 다음달 8일부터는 교육청 관리자들을 일선 학교에 배치하거나 여러 학급을 통합해 강당이나 체육관에서 수업을 할 계획이다.

더욱 기상천외한 방법을 쓰는 곳들도 있다. 애리조나주는 지난달 대학생들이 교사로 근무하는 것을 허용하는 정책을 시행했다. 플로리다주는 지난달 1일 군에서 4년 이상 복무한 예비역들이 교사로 근무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법안이 발효됐다. 플로리다주는 이들이 대학 학사 학위가 없더라도 최소 60학점 이상을 듣고 평점 평균 2.5 이상이면 교단에 설 수 있도록 허용했다. 애리조나주 투손에서는 일부 학생들을 온라인 수업으로 돌리고 민간 온라인 교육업체 강사들에게 수업을 맡기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텍사스주 미네랄 웰스 독립학교 학구와 시카고 독립학교 학구는 주4일 수업을 하기로 했다.

WP는 전문가를 인용해 코로나19 기간 중 온라인 수업이 확대되면서 가뜩이나 떨어진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가 더욱 나빠질 것으로 우려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