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처분 심리서 1시간여 공방…재판부, 28일 심리 속행

(서울=연합뉴스) 윤우성 설하은 기자 = 당의 비상 상황을 새로 규정한 개정 당헌의 효력을 놓고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 국민의힘 측이 법정에서 1시간여 동안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14일 서울남부지법 민사51부(황정수 수석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가처분 사건 심문에서 이 전 대표 측 소송대리인은 "지금과 같은 근본조항을 개정하는 경우 당헌 원칙에 따라 전당대회를 통해 효력이 발생한다고 해석해야한다"며 전국위원회 의결만 거친 개정 당헌이 무효라는 취지로 주장했다.

이 전 대표는 당 전국위의 당헌 개정안 의결 추진이 소급금지원칙에 반하고 반헌법적인 행동이라며 이달 1일 전국위 개최 금지를 주위적 신청(주된 신청)으로, 전국위 의결 효력정지를 예비적 신청으로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냈다.

국민의힘은 이달 5일 전국위원회를 열고 '선출직 최고위원 및 청년최고위원 중 4인 이상의 사퇴 등 궐위' 등을 당의 비상 상황으로 정한 개정 당헌을 의결했다.

이 전 대표는 법정에서 "주호영 전 비대위원장 선임을 무효로 한 1차 가처분 결정 취지에 비춰볼 때 비대위 자체가 설치되지 않았다고 본다"며 "최고위가 이미 해산됐다고 주장하는 것은 지난 결정 취지와 맞지 않는 주장"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 국민의힘 비대위원 직무 정지를 요구하는 5차 가처분 신청을 예고했다.

반면, 국민의힘 측은 이 전 대표가 새로운 비대위 설치로 당 대표 지위를 상실했기 때문에 가처분 신청의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당헌 개정이 소급입법금지 원칙에 반한다는 이 전 대표 측 주장에 대해선 "판례상 (원칙이) 법률의 효력발생 전에 완성된 내용에만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이고, 계속 중이거나 그 이후의 사실까지 제한한 것은 아니라고 판시하고 있다. 당은 법원 판단 이후에도 운영에 어려운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측은 "이 전 대표는 비대위 설치로 당 대표 권한을 상실한 것이지 당헌 개정으로 권한을 박탈당한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당헌 개정 자체로 이 전 대표의 권리로 침해한 것이 없고, 개정 효력에 대해서도 당헌상 전국위가 개정을 의결하면 다음 전당대회에서 사후추인 받아도 된다고 되어있다"고 반박했다.

이 전 대표가 지난 8일 신청한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직무집행 정지 가처분(4차 가처분) 사건은 애초 이날 함께 심리가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법원이 전날 국민의힘 측 기일 변경 신청을 받아들여 28일로 심문 일정이 변경됐다.

주 전 위원장 등 이전 비대위원을 상대로 한 2차 가처분 신청 사건은 이 전 대표 측에서 취하하기로 했다.

재판부는 국민의힘 측이 제기한 1차 가처분 신청 일부 인용 결정에 대한 이의 신청에 대한 심문은 이날 종결하기로 하고 3차 가처분 신청, 4차 가처분 신청에 대한 속행 심리를 28일 열기로 했다.

양측은 심문 종료 뒤에도 취재진 앞에서 공방을 이어나갔다.

이 전 대표 측 소송대리인은 "정 비대위원장이 송달을 받지 않으면서 소송 지연을 계속하고 있다"며 "정 비대위원장이 법원을 상대로 한 '선 넘지 말라'는 발언은 재판부를 향한 겁박성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전주혜 의원은 "당헌·당규는 특정인을 타깃으로 하지 않고 일반적인 사안에 적용되기 때문에 이 전 대표 측의 주장은 억측"이라며 "또 정미경 최고위원의 사퇴라는 중대한 사정변경이 생겼기 때문에 소급적용의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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