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세 알파카 사육사 참변…호주서 86년만에 처음

생후 3년부터 집에서 애완용으로 키워

호주에서 70대 남성이 자신이 기르던 캥거루에게 습격당해 숨졌다. 캥거루에 의해 사람이 죽은 것은 1936년 이후 86년 만에 처음이다.

13일 ABC 뉴스에 따르면 지난 11일 서호주 남서부 도시 올버니 인근 레드먼드 마을에서 77세 남성이 집에서 기르던 캥거루에게 습격당했다. 가족의 신고를 받은 구조대가 현장에 출동했지만, 캥거루가 흥분한 상태로 출입문을 막고 위협해 구조가 늦어졌다. 뒤늦게 현장에 도착한 경찰들이 캥거루를 총으로 쏴 죽이고 나서야 구조대는 집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남성은 캥거루 발차기에 반복해서 맞고 발로 밟혔는지 골절과 출혈 등 중상을 입은 상태였다.

숨진 남성은 알파카 전문 사육사 피터 이데스로 확인됐다. 그는 생후 3년 된 수컷 캥거루를 새끼 때부터 애완동물처럼 길러오다 이같은 참변을 당했다.

경찰은 “캥거루가 흥분한 채 계속해서 구조대원들에게도 위협을 가했다. 다친 남성을 구하고자 캥거루를 사살할 수 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온순해 보이는 캥거루들은 화가 나면 맹수로 변한다. 짧은 앞다리로 권투 선수처럼 상대의 머리에 잽을 퍼붓는가 하면 복부를 겨냥해 체중을 실어 강력한 발차기를 날리기도 한다. 꼬리로 중심을 잡기 때문에 양발 차기도 문제없다. 특히 앞발과 뒷발에는 모두 강력한 발톱이 있어 스치기만 해도 위험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