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동호 기자 = 청정한 자연환경에 둘러싸인 것으로 잘 알려진 미국 워싱턴주의 도시 시애틀이 최근 산불로 인한 공기질 악화로 몸살을 앓고 있다고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20일 보도했다.

스위스에 위치한 대기질 분석업체인 아이큐에어(IQAir)에 따르면 이날 시애틀은 대기 중 오염물질을 측정해 값을 매긴 공기질 지수(AQI)에서 '매우 나쁨' 단계인 240을 기록, 전세계 주요 도시 중 1위에 올랐다.

늘 심한 미세먼지와 스모그에 시달리는 인도 델리(179)나 중국 베이징(167)보다도 높은 수치라고 WP는 지적했다.

시애틀은 전날도 165로 '나쁨' 단계에 해당, 델리(170), 베이징(146)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특히 19일에는 초미세먼지(PM-2.5) 농도가 세계보건기구(WHO)의 연평균 권고 기준치인 5㎍/㎥의 약 37배인 184까지 치솟았다.

WP는 "시애틀 시내에서는 한 블록 떨어진 건물의 꼭대기조차 보기 힘들 정도였다"며 "사람들이 미세먼지와 매캐한 연기 냄새를 막으려 마스크를 썼다"고 전했다.

평소 같으면 육안으로도 쉽게 관찰할 수 있는 지평선과 산, 도심 한가운데에 우뚝 선 시애틀의 명물 '스페이스 니들'도 전부 연무에 가렸다는 것이다.

WP는 최근 미 북서부 워싱턴주와 오리건주에 걸친 캐스케이드산맥에서 발생한 화재로 주변 지역에 연기가 퍼진데다, 건조하고 더운 날씨가 겹치며 이같은 현상이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미국 기상청(NWS)의 매디 크리스텔은 "시애틀의 공기질이 세계 최악이라는 통계는 매우 충격적"이라며 고기압 능선으로 인해 산불 연기가 시애틀로 계속 유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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