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내리막 좁은 골목길에 갇혀 오도가도
도미노처럼 쓰러지며 밑에 깔린 사람들 줄압사

이태원 참사 생존자와 목격자 진술 및 소방당국과 경찰 발표를 종합하면, 압사 사고는 29일 밤 10시15분께 이태원동 해밀톤호텔 건물 옆 너비 3.2m, 길이 40m 경사진 골목에서 발생했다.

해밀톤호텔 뒤편 클럽 골목에서 내려오는 인파와 호텔 앞쪽 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 1번 출구 쪽 도로변에서 올라오는 인파가 좁은 골목에서 마주치며 오도 가도 못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생존자 등은 “마치 도미노처럼 앞으로 쓰러졌다”고 전했다. 생존자 이창규(19)씨는 “좁은 골목이 사람으로 꽉 찼다. 그러다 한두 사람씩 넘어졌다. 깔린 사람들이 ‘뒤로! 뒤로!’ 소리를 질렀지만 사람들이 빠지질 않았다. 죽을 거 같았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사고 발생 신고 접수 2분 뒤인 밤 10시17분께 용산소방서 구조대가 출동했지만 수만명 인파가 좁은 골목을 꽉 채운 상황에서 현장 접근 자체가 쉽지 않았다. 구조대와 시민들이 깔린 사람들을 빼내려 안간힘을 썼지만 서로 엉킨 이들은 좀처럼 분리되지 않았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이런 상황은 1시간 넘게 계속됐다. 당시 상황을 찍은 영상을 보면, 좌우가 막힌 약 38평 넓이 골목 한가운데 갇힌 수백명 인파가 엄청난 압력으로 서로를 수평으로 누르면서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한 이들이 선 채로 의식을 잃기 시작했다. 사고 현장에서 곧바로 사망 판정을 받은 이들만 45명에 이르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