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몽의 이태원 '핼러윈 참사'…2014년 세월호 사태 이후 최다 인명피해, 최악의 압사 사고 

[뉴스포커스]

5.5평 원룸크기 공간에 300여명 깔려
비좁은 비탈길서 뒤엉켜 5~6겹 쌓여 
진입로 막힌 탓에 구조 골든타임 놓쳐
인파 예상 불구 안전대책 소홀 책임론

핼러윈을 앞둔 주말이었던 29일 밤 서울 용산구 해밀톤호텔 서편 골목에 대규모 인파가 몰리면서 154명이 깔려 숨지고 132명이 다치는 참사가 발생했다. 2014년 304명이 숨진 세월호 참사 이후 가장 많은 인명 피해를 낸 대형 참사다. <관계기사 2·3면>

30일 소방당국과 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11시(한국시간) 기준으로 이번 사고 사망자는 154명, 중상자 36명, 경상자 96명으로 모두 286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소방당국은 중상자가 적지 않아 사망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번 사고 장소는 해밀톤호텔 서편 내리막 골목길이었다. 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 1번 출구와 유명 식당 및 클럽이 밀집된 세계음식문화거리를 잇는 지름길이라 이태원역 인근에서 유동인구가 많기로 손꼽히는 곳이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니알 하루 이태원역 승하차 인원은 13만131명으로 전날(5만9995명)의 2배 이상이었다.

경찰에 따르면 사람들이 넘어지고 뒤엉켜 대규모 피해가 생긴 것은 이 골목 내에서도 길이 5.7m, 폭 3.2m에 달하는 약 18.24㎡(약 5.5평) 공간이었다. 약 300명이 작은 원룸 크기 정도에 불과한 이 공간에 5~6겹씩 뒤엉킨 것이다. 숨진 154명과 다친 132명 등 이번 참사의 모든 사상자가 여기서 나왔다.

참사는 핼러윈을 즐기기 위해 저녁부터 인파가 몰리면서 시작됐다. 골목마다 행인들이 옴짝달싹할 수 없을 정도로 가득 찼는데, 오후 10시 15분경 해밀톤호텔 서편 골목길에 서 있던 인파가 내리막 방향으로 넘어지면서 도미노처럼 서로 깔리는 참사가 났다.

신고 2분 만에 구조대원이 도착했지만 좁은 공간에 인파가 뒤엉켜 있어 구조가 쉽지 않았다. 더구나 도로 정체로 구급차 진입로가 확보되지 않아 구조 작업이 지연됐다. 시민들도 앞다퉈 팔을 걷어붙이고 심폐소생술(CPR)에 나섰지만 이미 구조의 골든타임(4분)은 지난 뒤였다.

소방당국은 이날 대응 최고 수준인 3단계를 발령하고 소방대원 경찰 등 2421명을 구조 작업에 투입했지만 끝내 154명이 목숨을 잃었다. 국내 압사 사고로는 최악의 인명 피해다. 사망자 154명 중 103명(66.9%)이 20대였다. △30대 30명 △10대 11명 △40대 8명 △50대 1명 등이었고 1명은 연령대가 파악되지 않았다. 사망자 중 98명은 여성이었다.

이번 사고를 두고 ‘예견된 참사였다’는 지적이 많다. 올해는 3년 만의 마스크 없는 핼러윈 축제라 예상보다 많은 인파가 몰릴 가능성이 컸지만 지방자치단체와 경찰 등은 안전사고 대비에 소홀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태원 핼러윈 축제는 주최자 없이 인근 상인들이 자발적으로 파티를 여는 방식이라 안전조치 의무를 다해야 할 주체도 마땅치 않았다. 

경찰은 사고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수사본부를 설치하고 사고 현장 주변 폐쇄회로(CC)TV 영상들을 확보해 분석하는 한편 목격자를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