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대체로 평온한 편"…주민 "이태원 참사 추모 사이렌인 줄"

"독도 선착장선 방문객 평소보다 짧은 시간만 머물게 해"

(포항=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 "어떤 사람은 놀라서 대피했고, 무덤덤하게 넘기기도 했지요. 다 반응이 제각각이었습니다."

2일 저녁 경북 포항에 있는 포항-울릉 여객선터미널.

울릉도에서 막 이곳에 도착한 한 여행객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따른 울릉도 일대 공습경보 발령에 대한 반응을 묻자 이같이 말했다.

이 승객을 비롯해 270여 명의 승객은 이날 오후 2시 20분쯤 울릉군 울릉읍 도동항에서 썬라이즈호 여객선을 타고 오후 6시쯤 포항항에 도착했다.

이들은 오전 8시 55분쯤 공습경보가 발령됐을 당시 울릉도 내 각각 다른 곳에 있었다.

그런 만큼 경보를 듣고 놀랐다는 사람도 있고, 경보를 듣지 못했다는 사람도 있는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광주에서 온 여행객은 "아침에 사이렌은 듣지 못했고 독도에 도착하니 경비대원들이 알려줘서 알았다"며 "평소엔 20분 정도 독도 선착장에 머문다고 들었는데 오늘은 평소보다 훨씬 짧은 시간만 머물고 떠나야 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여행객은 "울릉도는 대체로 평온한 편이었다"며 "공습경보를 듣지 못해 주변인들이 전화해서 알았고 그조차도 처음엔 거짓말인 줄 알았다"고 전했다.

또 다른 여행객은 "북한 미사일 소식을 들었는데 하루 이틀도 아니고 그냥 덤덤했다"고 밝혔다.

한 울릉주민은 "사이렌을 듣기는 했는데 얼마 전 많은 인명피해가 난 이태원 참사 때문에 추모하기 위한 사이렌인 줄 알았다"고 말했다.

한 30대 여행객은 "아침에 일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사이렌이 울려서 많이 놀랐다"고 했고 또 다른 60대 여객선 승객도 "깜짝 놀라서 가슴을 진정시킬 수 없었다"고 짧게 말했다.

이런 다양한 반응에도 불구하고 일정을 중도에 그만뒀다는 여행객은 찾기 어려웠다.

육지와 울릉을 오가는 여객선은 이날 오전 한때 회항하거나 지연 출항했다.

그러나 오후에는 정상적으로 일정을 소화했다.

sds12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