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대학생의 부친, 美언론과 인터뷰…"한국 경찰 책임져야"

(애틀랜타=연합뉴스) 이종원 통신원 = 서울 이태원 참사로 대학생 아들을 잃은 미국인 부친이 슬픔과 함께 사고를 막지 못한 한국 정부에 실망감을 토로했다.

3일(현지시간) 현지언론 애틀랜타저널컨스티튜션(AJC)에 따르면, 이태원 참사 희생자인 스티븐 블레시(20) 씨의 아버지 스티브 블레시(62)씨는 전날 이 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심경을 밝혔다.

스티븐 블레시 씨는 조지아주 애틀랜타 케네소 주립대학교 국제 비즈니스 전공 학생으로 참사 당시 한국에서 유학 중이었다. 그는 앤 마리 기스케 씨와 함께 이번 참사로 희생된 미국인 2명 중 한 명이다.

부친은 인터뷰에서 "멋진 영혼을 가진 아들은 언제나 모험을 좋아했으며, 이번 한국 여행은 팬데믹 이후로 미뤄졌던 아들의 첫 번째 대모험이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그는 참사 당일 밤 동생으로부터 "서울에서 큰일이 났는데 스티븐은 잘 있느냐"는 전화를 받았다며 아들이 중간고사 후 친구들과 함께 외출한다는 사실은 알았지만, 핼러윈 행사에 간 줄은 몰랐다고 했다.

그는 즉시 아들의 휴대전화에 "지금 밖에 나가 있다고 들었다. 안전하게 있어야 한다. 사랑한다"고 문자메시지를 보냈지만 아무런 답장을 받지 못했다.

그는 몇 시간 동안 아들에게 계속 전화를 걸었지만, 전화를 받은 사람은 경찰관이었다.

경찰관은 현장에서 발견된 수백 개의 전화기 가운데 스티븐의 것이 있었다고 답했다고 한다.

걱정이 된 부친은 교육원에 전화를 걸었으나 아들이 기숙사에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고, 이후 주한 미국 대사관으로부터 아들이 사망했다는 통보를 받았다.

그는 현재 미국 대사관의 도움을 받아 아들의 시신을 한국에서 화장해 미국에서 장례를 치를 준비를 하고 있다.

아버지 블레시 씨는 한국 정부가 이번 행사를 다룬 방식에 분노하고 있다고 AJC는 보도했다.

그는 "(한국) 경찰은 완전히 실패했다"며 "(한국 경찰은)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았으며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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