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테미스 대 창어…2030년께 달 남극 기지 건설 목표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첫 대면 정상회담으로 양국 관계가 새 국면을 맞은 가운데 이들 G2(주요 2개국)간 우주패권 경쟁도 격화하고 있다.

지구를 대표하는 이른바 주요 2개국(G2)인 두 나라는 모두 2030년께 달의 남극에 월면기지를 건설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우주선을 쏘아 올리고 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16일 오전 오리온 캡슐이 실린 우주발사시스템(SLS) 로켓을 발사했다. 미국의 반세기만의 달 복귀 계획인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의 첫 단추인 '아르테미스Ⅰ' 미션이 비로소 시작된 것이다.

특별한 문제가 없다면 NASA는 2024년에는 실제로 우주비행사를 태운 채 달궤도에 다녀오는 유인비행(아르테미스Ⅱ)을 하고, 2025년에는 달에 인류 최초의 여성과 유색인종 우주비행사를 착륙시킬 예정(아르테미스Ⅲ)이다.

아르테미스Ⅲ가 성공하면 '루나 게이트웨이'로 명명된 달궤도 우주정거장과 월면기지를 건설해 지속가능한 우주탐사 환경을 조성한다는 것이 NASA의 원대한 목표다.

중국도 이에 질세라 달 탐사 계획 '창어'(嫦娥)를 진행중이다.

2007년 무인 우주탐사선 창어 1호를 시작으로, 2013년 창어3호가 달 착륙에 성공했다. 이어 창어 4호는 2018년 12월 발사돼 2019년 1월 달 뒷면의 폰 카르만 크레이터에 인류 최초로 착륙했다.

2020년 11월에는 창어 5호가 월석 시료를 채취해 지구로 귀환하는 성과를 냈다.

2024년엔 달 남극을 탐사하는 창어 6, 7호가 발사되고 이르면 2027년 창어 8호가 2030년 이후를 목표로 달 남극 기지 건설을 위한 구조 시험을 진행한다.

미국은 중국의 '우주굴기'를 노골적으로 견제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우주 정책을 총괄했던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이 2019년 3월 미국 우주비행사를 다시 달에 착륙시키는 목표를 애초 2028년에서 2024년으로 4년이나 단축하겠다고 밝힌 것도 중국을 의식해서다.

NASA의 빌 넬슨 국장은 지난 8월 독일 일간 빌트와 인터뷰에서 달을 둘러싼 경쟁이 격화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중국이 달에 착륙해 '이곳은 이제 중국에 속하며 다른 사람은 나가야 한다'고 말하는 것을 매우 우려해야 한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미 의회에서는 중국이 우주기술을 훔쳐 갔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미 의회는 2011년 NASA와 중국 간 협력사업 금지를 명문화했고 중국의 국제우주정거장(ISS) 사업 참여도 막을 정도로 중국에 경각심을 보여왔다.

일각에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올해 5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만나 우주분야 협력 강화를 합의한 것에도 중국 견제의 의미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중국은 "터무니없는 비방"이라며 반박하고 있다.

중국이 인류 최초로 달의 뒷면에 탐사선을 착륙시키고 40여 년 만에 월석을 채취해 지구로 가져오는 등 점점 성과를 내자 NASA가 더 많은 정부 예산을 타낼 목적으로 '중국 위협론'을 들먹인다는 것이다.

미국이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을 추진하기 위해 마련한 우주개발 규칙인 '아르테미스 약정'에 미래 달기지 주변에 안전지대를 설정하고 기업이 채굴한 광물의 소유권을 보호하는 등의 내용을 포함한 데 대해서도 우주탐사와 관련한 국제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일각에선 장기적으로 우주경쟁의 승자는 미국이 아니라 중국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미 우주군과 공군, 국방 혁신부서 전문가들이 작성해 최근 공개한 '2022년 우주산업 토대 현황' 보고서는 지난 18년간 미국의 심우주 유인탐사 목표가 정권이 바뀔 때마다 달과 소행성, 화성 등을 오가며 혼란을 겪었다고 지적했다.

반면 공산당 일당독재 체제인 중국은 이런 문제를 겪지 않았다면서 2045년께 미국의 우주 분야 경쟁력이 중국에 뒤질 가능성이 크다고 이 보고서는 전망했다.

hwangc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