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스캐롤라이나 의대 재학 일란성 女 쌍둥이, 명예훼손 소송 승소 150만불 손해배상도
[화제뉴스]

2016년 시험후 교수진 "짜고 봤다" 부정행위 고발
대학에 항소, 혐의 벗었으나 소문 나 고통의 나날
정식 소송 제기하고 의대 자퇴, 로스쿨 진학 졸업
전문가 "일란성 쌍둥이, 상상이상 밀접" 증언 승소

대학에서 부정행위로 고발 당했던 일란성 쌍둥이가 무려 6년간의 명예훼손 재판 끝에 승소해 누명을 벗고 150만 달러의 손해배상금까지 받게 됐다.

3일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지난 2016년 5월, 사우스캐롤라이나 의과대학(MUSC)에 재학 중이던 일란성 쌍둥이 카일라와 켈리 빙엄이 대학 시험을 치르던 중 부정행위로 고발당했다. 
시험 당시 둘은 같은 테이블에 자리를 배정받았다.

켈리는 "우리는 4~5피트(1.2m~1.5m) 정도 떨어져 있었다"며 모니터가 시야를 가렸기 때문에 서로를 볼 수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2주 후, 교수진은 그들이 부정행위를 했다고 공식적으로 비판했다.

▶억울한 항변 마이동풍
학교 측은 시험을 치렀을 당시 교수가 원격으로 모니터링한 후 쌍둥이의 행동에 이의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그는 쌍둥이들이 서로 협력해 시험을 쳤다고 주장했다. 당시 감독관은 쌍둥이가 신호를 주고받는 것처럼 고개를 끄덕인다고 교수에게 보고했다. 또 한 사람이 의자를 뒤로 밀기도 하고 한 명은 다른 쌍둥이가 볼 수 있도록 테이블 위에 있는 종이를 뒤집었다고도 했다. 의대측은 둘이 시험에서 비슷한 점수를 받은 것은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쌍둥이는 억울했다. 이들은 서로 쳐다보지도 않았으며 신호 주고받은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그들은 "사람들이 평소에도 우리 둘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유사한 행동이나 습관을 보인다고 말을 하곤 했다"며 "부정행위 주장은 말도 안되고 둘이 릫텔레파시릮 또는 릫비밀 언어릮를 가지고 있지도 않다"고 밝혔다.

▶다른 날, 다른 장소 시험 점수도 같아
학교 측에 강력 항의한 그들은 결국 학장에게 항소해 혐의를 벗었지만 이미 소문은 퍼질대로 퍼진 상태였다. 심지어 지역 언론에까지 둘의 부정행위 이야기가 보도되기 시작했다. MUSC 재학생들은 학교에서 쌍둥이를 쳐다보고 험담을 하며 냉담하게 대했다. 두 사람은 더 이상 식당조차 갈 수 없어 배달을 통해 식사를 해결해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고통의 나날을 보내던 둘은 결국 2016년 9월, 자퇴를 하게 됐다. 의사의 꿈을 포기하게 된 자매는 로스쿨 진학으로 진로를 바꿨다. 그리고 이듬해인 2017년에 정식으로 소송을 제기했다. 
자매의 변호사는 재판에서 그들의 교육 기록을 배심원단에게 제출했다. 그들이 과거에 치렀던 시험에서 동일하거나 유사한 점수를 받았다는 것을 보여줬다. 고등학교 때 둘의 점수는 거의 차이가 나지 않았으며 둘의 SAT(대학능력시험) 점수도 똑같았다. 그들은 다른 날 다른 장소에서 시험을 봤을 때도 같은 점수를 받곤 했다.

▶"명예훼손 전문 변호사 되고파"
대학 재학시 그들을 가르친 교수도 그가 감독했던 시험에서 쌍둥이는 정답이든 오답이든 모두 같은 답을 적어냈다며 그들을 옹호했다. 그 교수는 둘이 당시 교실의 반대편 끝에 앉아 있었다며 서로 돕는 것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둘은 지난해 로스쿨을 졸업했을 때도 매우 비슷한 성적을 받기도 했다. 
행동 유전학과 쌍둥이 연구를 전문으로 하는 심리학자는  자매가 오히려 같은 점수를 받지 않았다면 놀랐을 것이라고 법정에서 증언했다. 그는 배심원들에게 쌍둥이들이 "매우 밀접하게 연결돼 있으며 쌍둥이들이 부정행위를 저질렀다고 의심을 사는 일은 흔한 일이라고 전했다. 그는 쌍둥이 중에서도 특히 일란성 쌍둥이는 비슷한 취향, 재능, 선호도와 학업 성취도 등을 가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같은 증언 등에 힘입어 결국 승소한 쌍둥이 자매는 기나긴 싸움 끝에 누명을 벗었다. 아울러 법원은 학교 측이 그들에게 150만 달러 손해배상금을 지불할 것을 선고했다.
현재 같은 로펌에서 일하고 있는 이들은 자신들이 겪었던 일을 거울삼아 명예훼손 소송을 다루는 변호사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