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인근 지역서 규모 6.2 지진 발생 1년만…"규모 비해 피해 적어"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20일 오전 2시 34분(한국시간 오후 7시 34분)께 미국 캘리포니아주 북부에서 규모 6.4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미국 지질조사국(USGS)이 밝혔다.

USGS에 따르면 이 지진은 태평양 연안의 작은 마을인 펀데일 서남서쪽 12km 지점에서 발생했으며 진원의 깊이는 16.1km였다. 샌프란시스코에서 북서쪽으로 420㎞ 떨어진 위치다.

로이터통신은 펀데일에서 여러 건의 가스 누출과 정전, 최소한 한 곳의 구조물 화재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캘리포니아 고속도로순찰대는 펀데일 다리에서 균열이 발생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으며 차량 통행이 차단됐다고 지역 매체들이 전했다.

정전 상황을 추적하는 웹사이트에 따르면 펀데일과 주변 훔볼트 카운티의 7만2천 가구 이상의 가정과 영업 시설에서 전력 공급이 차단됐다.

펀데일 엔터프라이즈의 발행인 캐럴린 티터스는 트위터에 지진으로 가구가 넘어지고 가정용품들이 바닥에 흩어진 영상을 올리고 "영상이 어두워서 미안하다. 아직 정전 상태"라고 말했다.

험볼트 카운티에 사는 트위터 이용자 지미 엘러는 "지진이 미쳤다"면서 "15∼20초 정도 흔들렸다"고 말했다.

주민 댄 딕슨은 "자고 있는데 갑자기 모든 것이 흔들리며 집에 있는 사진이 바닥에 떨어졌다"면서 "이곳에서 산 15년 동안 느낀 지진 중 가장 강력한 지진이었다"고 말했다.

지진은 400㎞ 이상 떨어진 샌프란시스코에서도 감지됐다.

현지 언론들은 이번 지진으로 지금까지 머리와 엉덩이를 각각 다친 2명의 부상자가 확인됐다고 전했다. 이들은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험볼트 카운티 당국은 "도로와 주택에 광범위한 피해가 있다는 신고가 있었다"며 "그러나 지진의 규모에 비해 피해는 적다"고 밝혔다.

캘리포니아주 비상대책실은 현재 사망자는 보고되지 않았다며 "건물과 인프라에 일부 피해가 있고 병원 2곳이 정전돼 발전기로 가동되고 있지만 지진 강도에 비해 피해 규모는 최소한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지진이 발생하자 3천500명 이상의 주민이 USGS에 지진을 느꼈다고 신고했다. USGS는 10차례 이상의 여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최초 지진 발생 후 약 5분 후와 9분 후에는 리오 델 서북서 6km 지점과 펀데일 14km 서남서 지점에서 각각 규모 4.6, 3.1의 지진이 잇따랐다. 이 지진 지점들은 해안선 근처의 바다 혹은 해안가다.

이어 근방에서는 규모 2∼3 수준의 여진이 한동안 계속됐다.

미국 태평양쓰나미경보센터(PTWC)는 이 지진으로 쓰나미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이번 지진은 지난해 인근 지역에서 발생한 규모 6.2 지진이 일어난 지 정확히 1년 만이다.

지난해 12월 20일 정오쯤 캘리포니아주 험볼트 카운티의 멘도치노곶 유리카 해변 인근에서 규모 6.2 지진이 발생했다.

당시 일부 건물의 유리창이 깨지는 경미한 피해가 있었으나 부상자나 큰 규모의 재산 피해는 없었다.

지난 10월 25일에는 샌프란시스코 시내에서 남동쪽으로 불과 64km 떨어진 지점에서 규모 5.1 지진이 발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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