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로 차에 갇혀 숨진 20대 女대생 마지막 영상

[생생토픽]

귀가중 고립, 911 구조요청
악천후로 구조대 제때 못가
유가족 "성탄절 비극" 오열

뉴욕주 북서부 버펄로를 강타한 폭설로 차에 갇혀 숨진 20대 여성이 가족에게 보낸 마지막 영상이 SNS로 퍼져 나가면서 미국인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대학에서 간호학을 전공하는 앤덜 테일러(22)는 지난 23일 오후 차를 운전해 귀가하던 중 폭설로 고립되자 911에 전화를 걸어 구조를 요청했으나, 극심한 악천후로 구조대가 현장에 제때 도착하지 못했다.

테일러는 왓츠앱 가족 채팅방에서 "무섭다"면서 계속 거세지는 주변 눈보라의 영상을 찍어 가족에게 보냈다. 또 차 창문을 내리고 차 높이보다 눈이 더 높게 쌓여 있는 모습도 영상으로 보여 줬다.

24일 0시께 그는 가족들에게 "잠을 자면서 조금 기다려보다가 정 아무도 오지 않으면 걸어서라도 탈출을 시도해보겠다"고 문자를 보냈고, 그게 마지막이었다.

영상을 보면, 테일러의 차량을 포함한 모든 차들이 도로에 정차해있다. 눈 폭풍이 거세 시야도 제대로 확보되지 않는 모습이다. 

테일러의 시신은 고립 24시간만에 지인들에 의해 발견됐다. 당시 도로는 1.3m의 눈에 뒤덮인 상태였다. 

가족은 “(발견 당시) 테일러는 평화롭게 잠든 것처럼 팔짱을 끼고 발을 대시보드에 올려 둔 상태로 숨져 있었다”고 했다. 테일러의 시신은 이로부터 하루가 더 지나서야 병원으로 옮겨질 수 있었다. 이때까지도 구조대가 출동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테일러는 추위로 인한 저체온증 혹은 히터 때문에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사망했을 가능성이 크다.

유족 측은 구조대가 대응을 제대로 하지 않는 바람에 이 같은 비극이 초래됐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테일러의 어머니는 “내 딸은 이틀 동안이나 차가운 차 안에 갇혀있었다"며  “우리에게 크리스마스는 우는 날이었다”고 오열했다.

한편 23일부터 시작된 폭설로  27일 현재까지 버펄로시와 그 외곽에서만 테일러를 포함해 28명이 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