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락 피해 막는 '레이저 피뢰침' 실험 성공…270년만에 ‘금속 피뢰침’ 대체 개발

[유럽]

국가 주요 인프라 낙뢰 피해 예방 가능

우주발사장서 로켓 보호등에 활용 기대

한번 막는데 13억…일반 상용화가 관건

고출력 레이저를 하늘에 발사해 낙뢰 피해를 막는 '레이저 피뢰침(LLR)' 실험이 성공하면서 약 270년간 사용해 온 기존 금속 피뢰침을 대체할 새로운 피뢰침이 개발되게 됐다. 특히 낙뢰 피해로 손실이 심했던 우주, 항공 및 통신분야에서 널리 활용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프랑스 에콜 폴리테크니크의 오헬리엉 아우아르 박사와 스위스 제네바대의 장-피에르 볼프 교수 연구진은 지난 17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 포토닉스’에 “알프스산맥의 통신중계탑에서 레이저를 공중으로 쏘아 하늘에서 떨어지는 번개를 원하는 곳으로 이동시켰다”고 밝혔다.

레이저 피뢰침 실험에 성공한 것이다. 그리스 크레테대의 스텔리오스 초르차키스 교수는 이날 네이처에 “20년 넘는 과학자들의 노력 끝에 이룬 엄청난 성과”라고 말했다. 이번 논문에는 과학자 28명이 이름을 올렸다.

레이저 피뢰침은 고출력 레이저를 하늘로 발사해 번개가 유도될 수 있는 전도체를 만드는 기술을 의미한다. 전통적인 금속 피뢰침보다 더 높은 상공으로 레이저를 투사할 수 있어 낙뢰 보호 영역을 넓히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연구팀이 개발한 레이저 피뢰침은 너비 1.5m, 높이 8m, 무게 3t 규모로 제작됐으며, 초당 1000펄스의 레이저를 발사할 수 있다. 연구팀은 지난해 7월 낙뢰가 발생한 날 6시간동안 레이저를 발사해 4차례 번개를 막는데 성공했다.

이번 레이저 피뢰침 실험 성공으로 1752년 벤저민 프랭클린이 발명한 금속 피뢰침을 대체할 새로운 피뢰침이 270년만에 개발될 길이 얼렸다. 이 금속 피뢰침은 낙뢰 피해를 막는데 효율적이지만, 보호반경을 늘리려면 피뢰침 높이를 계속 높여야해서 피뢰침 가설 비용과 구조적인 문제 등이 제기돼왔다.

이번에 성공한 레이저 피뢰침은 국가 주요 인프라를 낙뢰 피해로부터 예방할 수 있다. 레이저는 기존 금속제 피뢰침보다 두 배나 넓은 지역을 번개로부터 보호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안전상 건축물의 고도가 제한돼야하는 공항이나 우주발사장, 핵발전소 등의 시설에서 레이저 피뢰침이 전통적인 금속 피뢰침을 대체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다만 낙뢰 보호를 위해 한번에 100만유로(약 13억원)이 소용되는 등 비싼 가격 때문에 일반 건물에 상용화되려면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