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소셜미디어(SNS) 이용자가 올린 게시물에 대해 운영사 측이 어느 정도까지 검열권을 행사하고 책임을 져야 할지에 대한 미 연방대법원의 판단이 나올 예정이어서 그 결과가 주목된다.

19일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 연방대법원은 20일 온라인 플랫폼 업체가 특정 정치 성향의 게시물을 삭제하거나 이용자를 차단하지 못 하게 한 텍사스와 플로리다 주법에 대한 심리 개시 여부를 논의할 전망이다.

다음 달에는 사용자가 올린 게시물과 관련해 SNS 기업에 면책권을 부여한 '통신품위법상 230조'의 적절성과 관련한 심리가 예정돼 있다.

SNS 업체들은 지난 수년간 제기된 각종 소송에서 해당 조항을 활용해 법적 책임을 피해왔다.

마이애미대 소속 법학교수인 메리 앤 프랭크스는 "(부적절한 게시물이) 조장한 피해에 대해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는다면 그건 양껏 무분별해도 된다는 권한을 준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NYT는 미 연방대법원이 "온라인상의 발언에 미국이 취해 온 법적 불간섭 입장을 변화시켜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소유한 메타와 틱톡, 트위터, 스냅 등의 사업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거대 SNS 플랫폼들은 어떤 콘텐츠를 노출하고 삭제·차단할지를 자체적으로 결정할 권한과, 명예훼손이나 극단주의 등으로 현실 세계에 해악을 미치더라도 사용자가 올린 게시물에 법적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점을 사업의 양대 축으로 삼아왔는데 연방대법원이 이를 재검토할 태세를 보인다는 것이다.

이는 1990년대 인터넷 규제가 도입된 이래 온라인상 표현을 관리하는 정책과 관련해 취해진 가장 큰 변화로 기록될 가능성이 있다고 NYT는 전망했다.

스탠포드대 사이버정책센터 소속 전문가 다프네 켈러는 "모든 것이 바뀔 수 있는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SNS 업체들은 전 세계적으로 이용자가 급증하고 사회적 영향력이 커지면서 선거나 정치, 심지어는 전쟁이나 인종청소에까지 부적절한 영향을 미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다만, 미국에서는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수정헌법 1조에 가로막혀 SNS 규제 강화와 관련한 입법이 활발하지 못한 상황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지지자들이 주요 SNS가 보수적 시각을 검열해 왔다고 주장하면서 해당 사안이 정치 쟁점화한 것도 건설적인 논의를 가로막는 요인이 돼 왔다고 NYT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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