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 유니버스' 대회에 수백개의 '음료 캔 꼭지' 재활용 의상 입고 무대 올라 영감

[주말화제]

아버지 쓰레기 수거, 엄마는 청소부
빈민가서 자라 '쓰레기 여왕' 놀림
"가치 없는 것에서 아름다움 찾고파"

지난 11일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에서 열린 미스 유니버스 예선에서 안나 수에앙감이암(24) 태국 대표가 입은 '음료 캔 꼭지 드레스'가 뒤늦게 화제다. 수백개의 음료 캔 꼭지를 재활용해 만든 재활용 드레스를 입고 무대에 오른 것이다. 

16일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이날 그녀가 입은 드레스는 은색의 음료 캔 꼭지 수백개를 모아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털과 연결해 제작됐다. 언뜻 보면 은색 메탈로 제작된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태국 패션 브랜드 마니랏이 안나 의뢰로 맞춤 제작했다.

안나는 자신의 삶이 쓰레기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고 소개했다. 아버지는 쓰레기를 수거하는 일을 했고, 어머니는 청소부였다. 안나는 방콕 빈민가에서 생활하다 지역 불교 사원으로 보내졌고, 비구니 사이에서 지내며 비구니들이 먹고 남은 음식을 먹었다. 그는 학교 등록금을 내기 위해 쓰레기통을 뒤져 플라스틱병을 모으고, 매 학기 헌혈을 하고, 공중화장실을 청소했다. 유년기부터 ‘뷰티 퀸’을 꿈꿨지만, 친구들 사이에서 ‘쓰레기의 여왕’이라고 놀림받기 일쑤였다.

하지만 안나는 포기하지 않았고 각고의 노력 끝에 그의 나라를 대표하는 미스 태국으로 선발됐다.

그녀는 자신의 과거를 고백한 뒤 캔 꼭지 드레스를 만든 이유에 대해 “사람들에게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 실제로 고유한 가치와 아름다움을 갖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이어 “이 드레스가 많은 사람에게 당신도 할 수 있다는 영감을 주고, 귀감이 되길 바란다. 이 옷의 가치를 알아보고 의미를 이해해줘서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비록 그는 결선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임팩트 웨이브 상’을 수상했다. 이 상은 사람들에게 긍정적 인식과 영감을 주는 참가자에게 주어지는 상이다. 독창성, 창의성 및 영향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실제로 안나가 예선에서 입은 드레스는 아직도 소셜미디어 및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호평받으며 회자되고 있다.

안나는 취약계층 아이들을 위해서도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는 국제 어린이 자선단체인 ‘스마일 트레인’을 비롯한 많은 비영리 단체들에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