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석 재벌 ‘상비 앤 선즈’ 가문 딸 속세의 삶 포기, 400만 교도 자이나교 사원 출가

[인도]

“두터운 신앙심, 본인이 승려되기 원해”

출가 승려중 가장 어린 나이 시선집중

인도에서 거액의 상속이 예정됐던 8세 소녀가 속세의 삶을 버리고 승려가 됐다고 미국 온라인매체 인사이더가 19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인도 수라트의 보석업체 재벌의 상속녀 데반시 상비는 지난 18일 자이나교로 출가했다.

데반시는 앞서 닷새에 걸쳐 출가를 알리는 의식 ‘딕샤’(diksha)를 성대하게 치렀다. 딕샤란 출가의 전통이 있는 자이나교에서 개인의 모든 소유물을 버리고 사찰로 향하는 일종의 세상포기 의식을 뜻한다.

데반시는 화려한 옷을 입고 코끼리가 끄는 대형 마차에 올라 사찰로 이동했으며 다음날 자이나교 사원에 도착해 삭발하고 면으로 된 백의로 갈아입었다.

데반시의 딕샤가 눈길을 끈 데는 바로 이 소녀가 불과 며칠 전까지 세계 보석 무역을 주름잡는 보석 회사 ‘상비 앤 선즈’의 상속녀였기 때문이다. 인도 신용평가사 자료를 보면, 1981년 설립된 이 회사의 현재 순자산은 50억 루피(약 758억5000만원)에 달한다.

데반시가 거액의 상속녀 신분을 포기하고 승려가 된 배경에는 두터운 신앙심이 있었다. 마을에서 열린 축하연을 지켜보던 지인들은 “데반시가 수랏의 신도들 사이에서 굳은 신심으로 이미 유명했다”며 “사원 의식에 단골로 참석했고 텔레비전을 보거나 쇼핑몰에 간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데반시는 딕샤를 거친 승려 중 가장 어린 인물로 기록됐다. 그의 부모도 “어린 딸이 평소 승려가 되기를 열망했다”며 딸의 출가를 응원했다. 그들 역시 자이나교도디.

인도에서 약 400만명의 신자를 보유 중인 자이나교는 불교와 마찬가지로 기원전 6세기 무렵 브라만교에서 파생한 현지 전통 종교다.

인도의 오래된 신앙 중 하나인 자이나교는 살생 금지와 금욕을 엄격히 가르친다. 일부 승려들은 벌레가 입에 들어가는 것을 막으려 천으로 입을 가리기도 한다.

인도의 자이나교도는 400만 명이 넘고 그중 부유층도 상당수다. 독실한 자이나교도 가정에서는 승려를 배출하는 것을 가문의 영광으로 여겨 자녀에게 출가를 권하기도 하는 것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