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자 221명에 경찰 27명 이상 숨져…국제사회도 애도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파키스탄 북서부 페샤와르에서 지난 30일(현지시간) 발생한 모스크(이슬람사원) 자살폭탄 테러 관련 사망자 수가 93명 이상으로 늘어났다고 현지 지오뉴스가 경찰 소식통을 인용해 31일 보도했다.

경찰 관계자는 "건물 잔해에서 시신 17구를 추가로 발견했으며 부상자 수는 221명에 달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다만, 현지 또다른 일간지 돈(DAWN)은 사망자 수를 92명으로 집계하는 등 매체에 따라 사상자 수는 차이를 보이고 있다.

당국 관계자에 따르면 전날 페샤와르의 경찰 단지 관내 모스크 안에서 신도들 앞줄에 있던 한 괴한이 폭탄을 터트렸다.

자폭 공격 당시 모스크에서는 300∼400명이 기도하던 중이었다.

애초 사망자 수는 10명이 채 안 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구조 작업이 진행되면서 희생자 수가 크게 늘었다.

중상을 입은 채 구조된 이들이 이후 숨을 거뒀고 무너진 건물 지붕 등 잔해에 깔려 숨진 이들이 계속 발견됐기 때문이다.

사망자 중 27명 이상은 경찰이라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페샤와르가 속한 카이버·파크툰크와주는 이날을 추모의 날로 선언하며 희생자를 애도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히세인 브라힘 타하 이슬람협력기구(OIC) 사무총장 등 국제사회 주요 인사들도 테러를 규탄하며 유족에게 조의를 전했다.

현재 파키스탄에서는 페샤와르가 있는 북서부와 남서부 등을 중심으로 파키스탄 탈레반(TTP), 발루치스탄해방군(BLA), 이슬람국가(IS) 등 극단주의 세력이 주도하는 테러가 끊이지 않는 상황이다.

페샤와르에서는 작년 3월에도 IS가 시아파 모스크에서 자폭 테러를 일으켜 60여명을 숨지게 했다.

다만, 이번 테러의 배후는 아직 불분명한 상태다.

AP통신에 따르면 이번 공격 직후 TTP의 사령관인 사르바카프 모흐만드가 트위터를 통해 배후를 자처했지만, 몇 시간 후 모함마드 쿠라사니 TTP 대변인이 자신들은 이번 공격과 관계없다고 부인했다.

쿠라사니는 "모스크 등 종교 장소를 공격하는 것은 우리의 방침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만, TTP는 지난해 11월 정부와 휴전을 중단한 후 테러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이슬람 무장단체 연합으로 결성된 TTP는 파키스탄 정부 전복과 샤리아(이슬람 율법)에 따른 국가 건설을 목표로 내세우고 있으며, 아프간을 장악한 탈레반과는 별개 조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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